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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dro Nov 21. 2021

10. 과제 막바지

그리고 새로운 부서 멤버

진행 중인 장비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는 날이 많아졌다. 밤새 실험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으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었다. 거의 하루 종일 실험실에 처박혀서 일만 했다. 모두들 지쳐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일은 진행이 되었고 장비 개발 목표는 점점 달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처음 입사해서 개발에 참여한 과제가 점점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놀랍게 느껴졌다.


이제 목표를 했던 샘플 제작이 성공했고 모두들 성취의 기쁨을 잠시 느꼈다. 그즈음에 기존에 있던 과장님이 퇴사하시고 새로운 멤버가 충원이 되었다. 과장급 두 분과 신입사원 한 명이었다. 나랑 업무가 겹치지는 않았지만 드디어 후배 사원을 받게 되었다.


과장급으로 입사하신 두 분은 다행히 두 분 다 좋으신 분이셨다. 한 분은 기구설계 쪽 전공이셨다. 이분은 과장 1로 칭하겠다. 굉장히 신사다운 분이셨고 일에 열정이 넘치셨다. 나에게 용기를 많이 주셨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부서장님과 대리 1 사이에서 스트레스받을 만도 한데 내가 느끼기에는 해야 할 말은 하면서 잘 대처하셨던 것 같다. 물론 나에게는 뒷말을 한다든가 본인 생각을 분명하게 말씀하지 않으셔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힘드셨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한 분은 광학설계 쪽 전공이셨다. 이분은 과장 2로 칭하겠다. 성격은 둥글둥글하시고 유머러스한 스타일이셨다. 대화하면서 나랑도 통하는 면이 꽤 있었던 것 같다. 역시 대리 1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으셨던 것 같은데 후배인 나한테는 그런 기색은 안 비췄던 것 같다. 나랑 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일로 부딪힐 일은 별로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신입사원 한 명은 우리 부서의 유일한 여사원이었다. 공대를 갓 졸업하고 입사한 사원이었는데 처음에는 딱히 할당된 업무가 없어서 이것저것 배우면서 일을 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대리 1의 갈굼이 시작되었다. 남녀평등 시대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래서도 안되지만 여자라고 봐주는 거 없이 인신공격에 여러 가지로 갈궜다. 대리 1이 장난기가 심한 스타일이었다. 상대에 따라서는 재밌고 쾌활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괴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후배도 멘털이 보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당하고만 있었는데 갈수록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툭툭 받아치면서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었다보다. 뭐 이런 식이었다.


대리 1: “넌 생각이란 걸 하냐? 내가 발로 해도 이거보단 잘하겠다. “

후배: “해봐요 해봐, 되나 보게.”


일은 광학설계를 맞게 되면서 과장 2 업무를 함께했다. 불행히도  후배는 과장 2 케미가 맞지 않았다. 나와 있으면 과장 2, 대리 1 뒷담화가 거의 대부분의 대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스트레스 푸는 것은 뒷담화가 최고였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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