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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08.저성과 팀원에겐 빠른 피드백이 '특효약'

(이미지출처: unsplash)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오지도 못합니다” “기본적인 실수가 너무 많고, 번번히 납기도 못 지켜요” “일을 좀 시키려고 하면 왜 나만 시키냐고 따져요”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꼰대라고 비난하고, 게시판에 실명을 들먹이니까…부담이 되죠”

요즘 여러 팀장들로부터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비즈니스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지고 있다.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에 시장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할 일은 많아졌는데 인력운영은 더 팍팍해졌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야근이나 주말 근무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정말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고 그만큼 개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리더들에게 핵심인재 관리도 중요하지만,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에 대한 관리 또한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의 성과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리더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성과는 능력, 기술, 동기, 성격,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학자들은 능력과 동기를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는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뿐만 아니라 그 일을 잘 해내겠다는 동기와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비교적 분명하다. 먼저 능력 부족이 문제라면 직무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학습 기회를 제공하거나 지속적인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동기나 태도의 문제라면 업무의 목표나 가치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자율성을 부여해서 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갖도록 지원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심리학자 입장에서 이 두 가지 요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리더와 팀원간의 성과에 대한 인식차이다. 즉 팀원은 ‘나는 잘 하고 있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리더가 보기에는 ‘문제해결 과정이나 결과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차이는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미시건대학의 데이비드 더닝과 뉴욕대학의 저스틴 크루거라는 심리학자들이 실험으로 입증했는데, 이들의 이름을 따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고 부른다. 이것은 인지 편향의 하나로,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오히려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그런 이유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나쁜 결과를 얻지만, 부족한 능력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한다는 거다. 그래서 훈련을 통해 능력이 상당히 나아지고 난 후에야 이전의 능력 부족을 알아보고 인정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 리더는 먼저 팀원이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팀원이 문제 알아차릴수 있게
리더는 수시로 피드백 제공을,
구체적 사실만 전달해선 안돼
리더의 평가와 판단 전달해야,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
팀원 생각 듣는 것도 필수


이를 위해 리더가 해야 할 핵심적인 역할은 적절한 피드백이다. 인사평가 시기에만 면담과 피드백을 하기보다는 팀원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피드백을 하려면 평소에 성과와 관련된 사실이나 자료를 기록해 피드백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은 시간을 쓰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정도 노력조차 할애하지 않으면서 팀원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다. 


이 때 리더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피드백은 구체적인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피드백은 그 사실에 대한 리더의 평가나 판단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다. 모든 소통은 객관적 사실 뿐만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자신의 생각, 의견, 판단 즉 주관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피드백도 마찬가지로 사실에 바탕을 둔 주관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었는지, 특정 태도, 행동 그리고 결과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리더의 주관성을 전달해야 한다. 


또한 이 장면에서 리더가 꼭 의식해야 하는 것은 '투명성 착각(Illusion of transparency)'이다. 투명성 착각이란 나의 생각이나 느낌이 투명한 유리를 통과하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도 동일하게 보일 것이라는 착각이다. 나의 피드백에 대한 팀원의 생각은 확인도 하지 않고 리더 본인의 생각이 정확하게 전해졌다고 착각하는 거다. 이런 경우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은 충분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 성찰도 없고 변화도 없게 된다. 리더는 리더대로, 팀원은 팀원대로 스트레스와 불만만 증폭될 뿐이다.


성과가 떨어지는 팀원에게 피드백하는 것은 리더들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어느 누가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겠는가? 여기에 더해‘꼰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이후 많은 리더들이 자신의 주관성을 드러내는데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그러면서 리더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소극적이 되었다. 그렇다면 잔소리 한다는 느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또 ‘꼰대’라는 비판의 여지를 줄이면서 자신의 주관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왜냐하면…’이라고 자신의 주관성과 그 이유를 전달하시라. 그리고 ‘당신의 의견은 어떤가’ 질문해 보시라. 피드백이 효과를 얻으려면 자신의 입장뿐만 아니라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팀원의 주관성을 확인하는 절차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악은 ‘내가 객관적으로 볼 때 말이야’라고 말하며, 팀원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리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팀원도 있을 것이다. 팀원의 성과향상을 지원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자 역량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들의 성과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나치게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내 자식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팀원을 내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일 아닐까? 


하지만 그 일이 팀원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 납득한다면, 그리고 리더가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그래도 팀원들은 이전보다는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팀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그 팀원에게는 쉽지 않았을 변화에 대해 분명하게 인정하시라. 성공적인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리더인 당신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은 저자가 매일경제신문(2022.09.08)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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