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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13.돈보다 ○○…MZ 직원들도 춤춘다

(이미지출처:매일경제,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기업 현장에서 동기부여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실무 리더들 사이에 최대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신의 권리에 민감하고,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젊은 세대 직원부터 어느 순간 마음과 뇌가 무뎌져버린 중년의 직장인들까지, 사람들은 더 이상 조직을 평생 몸담아야 할 곳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조직에 대한 몰입과 충성심보다는 ‘본인의 커리어’와 ‘당장의 이익’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할 수 있을까?”
“구성원의 우수한 능력을 어떻게 하면 회사 일을 하는데 쓰게 할 수 있을까?” 


리더들의 관점에서 동기부여란 결국 이런 의미이다.


동기란 특정한 목표를 향한 행위를 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라 정의된다. 동기는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며, 인간은 동기 없이 행동하지 않는다. 동기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에게 까다롭고 도전적이며 우리를 좌절시키는 일까지도 해낼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점이다. 이 힘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의 일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동기의 핵심 – 인간을 보는 관점

가장 대표적인 동기부여 요소는 보상(돈)이다. 그런데 행동경제학 분야의 석학인 듀크대학교 댄 애리얼리 교수는 동기를 아우르는 근본 요소들에 대한 공식을 제시하면서


 동기 = 돈 + 성취 + 행복 + 목적 + 자기계발 + 안정된 노후 + 이타심 + 명예 +
양육할 자녀의 수 + 자긍심  + 기타 등등 모든 요소


들로 구성되는데, ‘이 공식에서 돈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실제 대부분의 경영 현장에서 보상을 주요한 동기요인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이렇게 사용된 동기 요인으로서의 보상의 효과가 기대한 만큼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이전보다 좋아진 여건에 사람들이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평균 3개월이다. 새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 새 차를 구입했을 때 경험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소득의 증가도 마찬가지다. 소득 증가로 생긴 혜택의 3분의 2는 1년 안에 지워진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연봉인상이나 성과급이라는 당근을 사용하지만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욕망은 소득의 증가분보다 훨씬 더 크고 빠르게 상승한다는 심리적 요인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돈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돈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는 우를 우리는 범한다. 


최근 주목받는 동기부여 요소 중 하나가 자율좌석제다.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고,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며, 창의적 업무 수행 지원을 위해 많은 조직들이 자율좌석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자율좌석제는 개인 지정 공간을 없애고 먼저 출근한 사람이 선호하는 좌석(주로 창가 쪽)을 선착순으로 차지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공간에는 오직 책상과 의자, 콘센트만 있을 뿐 개인이 ‘나의 공간’이라는 애착이나 안정감을 느낄만한 요소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사무실 구조를 이렇게 만듦으로써 직원들에게 그들을 단순한 성과를 만드는 구성요소의 1/N로, 결국 즉시 대체가능한 부속품으로 취급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예측가능성이 낮고 불안정한 환경, 이런 공간에서 인간의 동기는 나오지 않는다. 의무방어만 존재할 뿐이다. 


사장실, 임원실이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바뀐다면,
혹은 빈자리에 선착순으로 앉아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심리학자 입장에서 본다면 자기 자리에 애착을 느끼고 자기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상징물들이 있을수록 스스로 동기부여될 확률이 더 높다. 직원들을 대체 가능한 부속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욕구와 가치를 지닌 한 개인으로 보아줄 때 사람들은 스스로 동기부여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일 매일 유목민처럼 좌석을 찾아다니는 환경에서는 직원들의 협업과 아이디어 촉진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일터에서 지지받는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 직무 몰입과 생산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공동체의식의 부재는 일터에서 나와 너(회사), 우리와 그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분리시키는 요소로 작동한다. 자율좌석제를 하면서 협업과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아이러니다. 


동기를 스스로 찾게 하려면 – 자율성과 통제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은 자기결정성 이론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 3가지를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으로 제시했고 이중 자율성을 가장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통제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태어났고 인생의 모든 장면에서 자기의 통제감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자율성이야 말로 통제감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시카고대학 심리학과 알렉스 쇼는 2012년 연구에서 특정한 구조물을 만드는 실험을 수행했다. A 조건은 자신이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타인이 조립하게 하는 방식(ownership of ideas)이었고, B 조건은 타인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조립은 내가 하는 방식(physical ownership)이었다. 그 결과 네 살 짜리 아이들조차 현저한 차이로 A 조건, 즉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구현된 결과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자기 아이디어에 애착을 느끼며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회사에 대한 몰입·충성심 부족
요즘 인사팀 고민이 된 동기부여
다양한 실험에서 내린 결론은
경제적 보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

인간의 심리적 욕구 이해하고
인정·칭찬·격려 아끼지 말아야
정서적·심리적 경영 한층 중요
리더도 마음의 연금술사 돼야


동기를 스스로 찾게 하려면 – 인정과 칭찬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을 받고 성취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인간의 유능감은 스스로의 평가에 의해 그리고 타인의 인정을 통해 확인되는 것이다. 많은 조직에서 경제적 보상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정, 칭찬, 격려와 같은 심리적 보상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1869년 창립된 캠벨수프는 2001년 좌초될 위기가 있었다. 주가는 반토막났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최저 수준이었다. 이처럼 난파선 같던 캠벨수프를 되살린 사람이 더글러스 코넌트 전 CEO였다. 2001년 취임한 그는 이후 10년간 탁월한 리더십으로 캠벨수프를 회생시켰다. 특히 그는 직원들에 대한 정중함(civility)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인정, 칭찬거리를 찾으려 애썼고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코넌트는 직원들의 구체적인 칭찬내용을 자필 편지로 응답했고, 10년간 무려 3만 장의 손편지를 썼다. 구성원 개개인을 개별적인 존재로 보고 진정한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다. 물론 직원들은 코넌트의 진심에 성과로 보답했다.


최고의 리더는 연금술사다. 특히 마음의 연금술사이다. 특히 구성원의 개성이 다양해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며 일 대 다수의 매니지먼트가 아닌 일 대 일의 개별적 매니지먼트가 중요해진 이 시대에 리더는 공감과 자율, 창조와 성장을 위해 조직원의 심리를 알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리더는 사무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으로 경영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필자가 속한 트라이씨 심리경영연구소 공동대표 최윤식박사가 매일경제(돈보다 ○○ … MZ 직원들도 춤춘다 [트라이씨 기업심리학] - 매일경제 (mk.co.kr))에 기고한(2023.3.16)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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