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욥 Jul 15. 2024

무당! 신내림 받기 전 필독


 이 글은 순전히 개인 뇌피셜이며 모든 무당이 그렇다는 것이 절대 아니며 믿거나 말거나는 독자 스스로의 판단에 달렸음을 밝힌다.


 신가물, 그건 한마디로 말하면 신의 기운을 말한다. 이 신가물은 어느 누구든지 갖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신가물의 정도에 따라 신내림의 필요 유무를 가린다.


 앞서 말한 듯이 신가물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런데 아주 질이 나쁜 일부 무당의 경우, 대상자가 신내림이 필요 없는데도 부풀려 신내림을 받게 하는 무당도 있다. 그래서 신을 받기 전에 자신이 정말 신내림을 받아야 하는지 철저히 알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정직하게 점을 봐주는 무당을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무당을 찾는 것은 정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힘들다.


 그런 무당을 찾는 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100곳의 무당집에서 점을 봐도 100곳 모두가 정직하게 말을 해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거나 단자리 퍼센트에 가깝다.


 하지만 이 무당집 자체를 구분하여 방문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첫째, 이제 신을 갖 받은 애동제자 같은 경우는 사실 점이 잘 맞지 않는다. 상식선에서 생각해 보노라면,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의 입에서 "엄마. 배가 고프니 젖을 좀 주시겠어요?"  이렇게 말하길 바라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간간히 말하는 것이 정확히 들어맞기도 하다.


 둘째, 오래된 만신은 점을 잘 본다. 하지만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화술이나 말하기스킬, 사람을 대하는 것 또한 업그레이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손님 정도는 노련하게 쥐락펴락할 수 있다.


 셋째, "네가 기가 세서, 사주가 강해서 점이 잘 안 나와. " 이런 식으로 말하는 무당은 믿고 거르자. 아무리 상대가 기가 강해도 무당을 능가할 순 없다. 무당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정말 그 무당이 점보는 실력이 형편없거나 당신에게 점을 봐줘 봤자, 그리고 온갖 감언이설로 노력해 봤자 당신에게 건져먹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어서 이다. 무당은 복채로만 먹고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신내림 받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그건 첫째, 앞서 말했듯이 신내림 받았다고 신령님이 몸에 실려서 자유자재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100%의 확률로 당신은 난생 첫 점사 손님을 실망시킬 것이다. 점은 신령님이 툭 하고 하나씩 던져 주는데 애동제자들은 그것이 자기 생각인지 점인지 구분을 하지 못한다.


 둘째, 한양굿과 황해도굿(이북굿) 중 택 1을 하자. 굿에는 크게 이 두 분류로 이루어져 있다.(물론 지방마다 다른 특색의 굿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필자가 모르므로 넘어가자) 그런데 이 두 굿 중에, 서울과 경기도권 내에서 주로 많이 택하는 굿은 한양굿이다. 한양굿은 옛 서울 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굿으로 주로 양반층에서 하던 굿이기 때문에 풍류소리와 함께 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북굿이 크게 유행했으나 그 이후 서울 장안에서는 이북굿은 점차 보기 힘들어져 갔다. 지금은 서울 안의 유명한 굿당에서 이북굿을 한다고 하면 굿당주인이 잘 받아주지 않거나 옆 방의 한양굿판에서 욕을 먹는다. 이유는 이북굿은 풍류는 없고 정말 귀가 아플 정도로 징, 제금, 장구 등을 때리는데 그 소리가 강해서 한양굿판이 다 죽는다. 그래서 서울 안에서는 이북굿을 보기가 좀 힘들다.


 셋째, 점을 잘 본다고 모두 신엄마 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당 중에는 굿을 잘하는 무당도 있지만, 거의 대분분의 무당은 굿을 잘 못 하거나 내 멋대로 굿을 하는 경우의 무당이 많다. 그러니 신엄마로 삼기 전에 나 먼저 좋은 굿이 어떤 굿인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넷째, 메타인지. 즉,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이다. 무당은 배워야 할 것이 산더미같이 쌓인 직업이다. 그것도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눈치껏, 그것도 제대로 된 것만을 골라서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무당은 어느 정도 연기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언급하겠지만 점술에서도 굿판에서도 거의 절반 이상, 아니 거의 대부분은 연기해야 한다. 때로는 내가 할머니가 되어야 하고, 할아버지가 되어야 하며 어린 아기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당이 신내림을 해주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무당이 종교인이기도 하지만 사업자이기도 하다고 평가한다. 내가 보는 신내림을 해주는 이유는 첫째, 신내림 굿 비용을 벌기 위해서이다. 신내림굿비용은 무당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몇 천만 단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신내림굿 비용이 왜 이리 비싸냐고 하지만 사실, 그 돈을 받아도 무당에게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신내림 받기 전에 삼산을 돌며 기도해야지, 동해 용궁기도, 그리고 상차림, 굿판에 초대한 다른 선생님 페이 나가지, 게다가 애동제자의 신당도 차려줘야 하니 결코 많은 돈은 아닐 것이다.


 둘째, 그럼에도 왜 신내림을 해주냐? 그건 한마디로 말하면 일종의 프랜차이즈이다. 자기 제자를 잘 가르쳐서 손님을 보고 굿을 떼게끔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애동제자 본인이 굿판의 주인이라고 해서 굿비용이 본인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건 신엄마 것이다.


 애동제자들이 굿을 떼어도 본인은 신엄마가 주는 일당 페이를 받는다. 그것이 이 세계의 룰이다. 일단 애동제자는 굿을 떼어도 굿을 어떻게 하는 줄 모른다. 욕 하지 말자. 본인도 나중에 신엄마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다.


 기타 알아야 할 특이사항. 나를 신내림 해준 신엄마가 맘에 안 들어서 독립했다 치자, 그리고 다른 선생을 찾아가면 거의 대부분은 가리굿 새로 해야 된다고 할 것이다. 그건 그 어느 누구도 선택해 줄 사람이 없다. 본인이 판단했을 때 처음 받은 그 줄기가 이상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그 어느 누구의 감언이설에도 넘어가지 말자. 이것도 안 그런 무당들도 많겠지만 많은 무당들이 당신에게 또다시 굿을 따먹고자 하는 의도가 뻔하다.


 신내림. 정말 잘 받아서 본인이 노력만 잘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없다. 돈 잘 벌지, 게다가 때때로 대한민국 방방곡곡 여행 다니며 기도하지, 그것도 신도들에게 돈을 지원받아서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당들은 당장 쓸 촛값도 없어서 허덕이는 무당들이 태반이다. 무당의 길은 고되고 고독한 직업이다. 신내림을 받기 전에 선택이 가능하다면 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