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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슬픔의 무게

널 보낼 수 없어

by 햇님마을아파트


2025년

오월의 비가 많이도 내린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도 야속하고,

세찬 비를 맞고 있는 저 반짝이는 푸른 이파리들도 야속하다.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의 무게는 어디까지인가.

세상이 아득한 슬픔에 잠겨있다.





집안에 귀염둥이 늦둥이가 태어났다.

동생 부부에게 태어난 아가는 참 작고 예뻤다.

1kg 남짓한 몸무게에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까만 머리카락도 제법 있고, 찡그리고 우는 귀여운 모습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세상이 궁금해서 너무 빨리 나온 나의 조카는 작았지만 씩씩했다.

그래서 인큐베이터에서 잘 자랄 수 있을 거라 당연히 생각했다. 가족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아가를 기다렸다.


하지만

5월 6일, 어린이날이 하루 지난날

나의 조카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가의 장례식.

오월의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슬픔의 무게가 너무 크고 무겁다.

이 작은 아가를 어찌 혼자 보낼 수 있겠는가.

동생 부부가 운다.

작은 관을 부여잡고 차마 놓지 못한다.


그렇게 온 가족은

아가를 보내는 슬픔에 울고,

너무 작은 관을 보면서 울고,

그 관을 부여잡고 있는 동생부부를 보며 울었다.


잠시 비가 그친 창밖의 푸르름에

울컥 화가 치민다.


동생 부부는 아가의 유골함을 가슴에 안고,

아가와 함께 셋이서

처음으로 집에 갔다.




슬픔을 잊기 위해서는

시간이 약이라더니...

누가 그런 말을 했는가

다 뻥이다.

약은 무슨 약!

소중한 존재의 죽음은 그냥 계속 아프다.

약 따위는 없다.

쓰라려도 그냥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보다.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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