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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May 17. 2024

원자재 전략 롤오버와 BCOM Index

# 서로 다른 원자재 롤오버 스케줄

다른 자산들과는 다르게 원자재는 기본적으로 현물이 아닌 선물을 사용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대량의 원자재 현물을 글로벌리하게 거래하는 것은 당연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현물을 가지고 거래를 해야 했다면 원자재를 배에 싣고 운송하느라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다.

그래서 원자재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롤오버(Rollover)다. 롤오버란 해당 월물의 만기가 도래하여 그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다음 월물로 포지션을 갈아타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현재 기준 천연가스 선물 최근월물의 만기(Maturity)는 5월 29일이고, 인수도 의사에 대한 최초 공지일(First Notice)은 5월 30일이다. 만약 이 만기일까지 천연가스 선물에 대한 포지션을 계속해서 들고 있는다면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까? 롱 포지션을 잡고 있는 트레이더는 천연가스 현물을 실제로 가지러 가야 하며, 반대로 숏 포지션을 잡고 있는 트레이더는 현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줄 천연가스를 어디선가 공수해와야 한다. 만기가 되면 선물 포지션의 의무가 발생하여 실제 현물을 주고받아야만 한다. 다시 말해, 롤오버를 제때 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원자재 무역상이 되는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당연히 실물인수도에 관심이 있는 트레이딩 데스크는 많지 않기에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에게 있어서 롤오버는 필수적이다. 퀀트 트레이딩을 하는 입장에서도 롤오버 시기를 놓치면 매우 골치 아픈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므로 내 트레이딩 시스템에는 자동 롤오버 기능이 당연히 탑재되어 있다. 20개가 넘는 원자재 선물을 일일이 수기로 관리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각각의 원자재들이 서로 다른 월물 스케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원자재가 매달 월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매달 만기가 있는 원자재라 하더라도 해당 원자재의 특성에 따라 특정 월물은 거래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최근월물이면 유동성이 좋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해서 최근월물로만 거래했다가는 장이 열렸을 때 호가창이 텅텅 비어있는 상황에 직면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 BCOM Index와 롤오버를 위한 BCOM 캘린더

그래서 효율적인 원자재 롤오버 관리를 위해 트레이더들이 필수적으로 참고하는 지수가 하나 있다. 바로 블룸버그에서 만든 BCOM Index라는 원자재 지수다. 물론 원자재 지수에는 S&P GSCI Index나 CRB Index 같은 다른 지수들도 존재하지만 원자재 팩터 전략 구현에서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지수는 바로 이 BCOM Index다.

이 BCOM Index는 원자재 상품의 경제적 중요도, 유동성, 그리고 지수 유지의 영속성 등을 고려해서 설계되었으며 또한 지수 내에 특정 원자재 종목이나 섹터가 편중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2024년 기준 현재 BCOM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재 섹터 비중은 다음과 같다. 

2024년 4월 기준 BCOM Index의 섹터별 비중

블룸버그는 이러한 BCOM Index를 설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BCOM Index 핸드북을 작성해놓았는데, 이 핸드북의 Table 9a에는 이 지수가 각 월마다 해당 월의 최근월물(F0)을 어떤 월물로 지정해놓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외국계 투자은행들 또한 원자재 팩터 전략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데 있어 그들의 롤오버 스케줄을 이러한 BCOM 캘린더에 맞춰놓고 있다.

BCOM F0 캘린더

결국 주식, 채권과 달리 원자재라는 자산은 그 자산군의 특성상 타이트한 롤오버 스케줄 관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원자재 전략을 트레이딩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딩 시그널을 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리 롤오버를 자동으로 할 수 있게끔 모듈을 구현해놓고 매매 체결 엔진을 제작하는 것이 효율적인 트레이딩 시스템 구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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