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하게 몇십억 몇백억 이런 거 말고.
여기서 백만장자라고 함은, 로또 당첨 일이십억 정도가 아니라, 굳이 더 이상 재산을 불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화수분처럼 돈이 솟아나는 상태가 완성된 부자라고 가정해본다.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을까?
희귀 난치성 병에 걸려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병원을 짓고 싶다. 치료를 받으면 분명 좋아지고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는데, 돈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아픈 아이를 둔 부모가 돈 걱정으로 치료를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도 세우고 싶다. 스스로의 의지가 투철하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학생들이 생계 걱정으로 학업에의 꿈을 접어야 하는 것은, 생명과는 관계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잔혹한 일이다.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위한 보호센터도 세우고 싶다. 늙고 아픈 동물들을 케어하기 위한 전문인력을 고용하고 반려동물 전용 호스피스 시스템을 구축해서, 버림받은 동물들의 무지개다리 건너는 길이 너무 외롭고 괴롭지 않게 도와주고 싶다. 나이가 많지 않고 건강을 되찾은 동물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원하는 사람에게 연결시켜 주어 강아지들에게 새로운 동반자를 찾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 세 가지지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이기심을 부려보자면 가장 먼저 가부장제 타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까...... 남편인지 남의 편인지 헷갈리는 그 사람이 떠오르면서 온갖 할 말이 줄을 서지만 여기서 길게 얘기하면 이성의 끈을 놓칠까 두려우니 적당히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