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의 하루 취향
1장. 고독 속 나의 성장기
탁탁!! 담임선생님이 탁자를 두드린다.
"너희들 이제 대학교 가야 하니깐 졸지 말고 야자시간 열심히 공부해!"
비가 주룩주룩 흐르는 야자시간 늘 열심히 해라고 하던 고3의 패턴 속
나는 복잡한 세상 속 춤을 추게 했던 "아이리버 MP3"를 꺼내든다.
습관이 취향인 듯 음악을 들었다. 취향을 느끼던 고3시절 나는 가장 소중하다는 사람을 잃었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싶기도 했던 그 심정으로 음악의 음률에 내 하루를 맡겼다.
창문 밖은 여름이라 따뜻했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나를 찾았다. 이제 곧 대학 수시 전형 접수 기간인데 "너는 꿈이 뭐니?"
"저요? 건축학과 지원하고 싶어요."
"그럼 00 대학교, 00 대학교 음.. 아니야 00 대학교만 넣어볼 수 있을 거 같아."
"네. 그럼 00 대학교 1 지망 , 00 대학교 2 지망으로 할게요"
맑은 날 소나기처럼 내 수시지원은 빠르게 진행됐다.
6개월 뒤..
00 대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식을 했었는지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대학교 1학년 생활 기억 남는 건 "젊은 좋은 친구들"로 정리가 될 거 같다. 현재는 젊은 좋은 친구들은 좋은 아내가 되었고, 좋은 남편이 됐다. 물론 연락은 잘못하지만, 그 당시 우린 젊었고, 열정적으로 놀았다.
열심히 놀면 열심히 힘들 때가 올 법이다.
군대 갈시기가 왔다. 나는 고등학교 친구이자,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인 친한 친구와 동반입대를 했다.
나의 불나방 같은 성향과 자유롭던 시절이 끝나고, 생각이라는 게 지겨울 정도로 할 수밖에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의 21개월간의 군생할 결론은 "노를 저어 갈려면 물이 필요한데 물은 있다가 파도가 되기도 한다."였다. 세상밖에 나가서 넓은 바다를 노를 저어 나아가고 싶지만, 아쉽게도 나의 전역은 1년 넘게 남았던 하루.
나의 소중했던 한 사람의 부고소식을 들었다.
늘 부모님은 충격적인 말씀을 하실 때 차분한 톤으로 "흥분하지 말고 들어"
라고 말씀하셨다. 도망치고 싶은 파도가 내 생각들을 삼켜버렸다.
큰 파도가 지나고, 새로운 파도를 준비하며, 전역 후 나는 학교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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