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라시아 Nov 21. 2024

<키친 테이블 독서> 출간, 그 이후

책이 출간되고, 며칠 시간이 흘렀다.
읽고, 쓰며 남긴 기록들이 책 한 권으로 묶여 나오니 정말 감회가 새롭다.

처음에는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이 되는 것만으로 신기했고,
예약 판매 기간에 지인들이 너도 나도 구입을 해 주며 인증해 주어서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실물 책을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어 가는 것이 당연히 실감조차 나지 않았다.

11월 9일 토요일, 드디어 실물 책을 받았다.
<책쓰샘>에서 보내 준 작은 케이크와 책 몇 권을 놓고
남편과 얼굴을 마주 보며 기뻐했다.
노란 표지에 새겨진 글자가 마음에 들었다.


글을 쓰고, 쓴 글을 모으고,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글이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었고, 전체적인 구성과 목차를 잘 잡아야 글들이 알맞게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 큰 도움을 준 건 나 자신도, 출판사도 아니었고, 남편이었다. 큰 틀을 잡아 주고, 새벽까지 원고를 보며 교정을 해 준 남편이 정말 고맙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본 순간에, 그가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영등포 교보문고에 책을 보러 다녀왔다. 가장 큰 서점인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 보고 싶었지만, 지호가 어제 시들시들 아팠고 오늘도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게 되었다.
신간 자기 계발 코너, 나름 좋은 곳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책을 보았다. 내가 평소 둘러보며 살펴보던 책들의 자리에 내가 쓴 글, 내가 쓴 책이 있다니. 이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하고 충분하구나 싶었다.

책을 읽은 지인들이 하나, 둘 소식을 전해준다. 그때마다 벅찬 감정이 밀려온다. 이기주 작가가 그랬다지. 서점에서 자신의 책에 대해 혹평하는 것을 눈 앞에서 본 적이 있다고. 나 또한 책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별 것 아닌 책, 서툰 문장, 뻔한 내용"등의 문구로 채워진 칼날이 나에게로 향할까 걱정이 앞섰다. 평소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을 하는 편이 아닌데, 책에 관해서는 되려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잘 읽힌다', '공감이 되었다',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는 말들을 들으면
걱정으로 비워졌던 마음이 다시 채워진다.
앞으로 마음이 얼마나 더 채워져야 할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판매지수와 리뷰를 확인하는,
나는 초보작가.

작가라고 하기엔
아직 아이를 돌보고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수행평가 채점에 허덕이는 현생의 비율이 훨씬 큰 비현실적 작가의 삶이다. 작가의 삶은 인스타그램과 온라인 서점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진.

책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았으면 좋겠다.
지친 누군가가, 읽고 쓰는 삶에서 위로를 받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며칠 전 쓴 글이다. 출간에 대한 기록을 모아 놓으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 출간소식, <키친 테이블 독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