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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Tube Feb 03. 2021

제34편 '외저설 우상'

제34편 '외저설 우상'

신하를 다스리는 세 가지 원칙

(군주가) 상을 내리고 칭찬을 해줘도 힘쓰려 하지 않고, 벌을 주고 비난을 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 네 가지를 가해도 바뀌지 않는 신하라면 제거해야 한다.


한비자에서는 가장 좋지 않은 신하는 능력이 없는 신하가 아닙니다. 능력이 없는 신하는 그 능력에 맞게 쓰면 됩니다. 아예 아무 능력이 없다면 뽑지 않아야 하고요. 가장 좋지 않은 신하는 군주가 통제할 수 없는 신하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백이와 숙제 같은 신하가 전혀 쓸모가 없는 신하라고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군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상과 벌인데 그것이 통하지 않는 신하라면 굳이 옆에 둘 이유가 없습니다.


기업으로 바꿔서 보자면, 능력이 있고 없음에 따라 좋은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이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능력에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채용에 신경을 써야 하고, 채용된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에 맞게 업무를 부여하면 됩니다. 능력이 많든 적든 그 능력에 맞게 배치를 하면 됩니다. 최악은 무관심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애당초 뽑지 말아야 하고, 만약 근처에 있다면 주저 없이 내쳐야 합니다.


실무자들을 엮는 매니저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메시나 호날두가 팀에 있다 하더라도 감독이 변변치 않으면 우승은 꿈도 못 꿀 것입니다. 세상이 더 복잡해지고 여러 산업이 더 심하게 융합되는 시대가 올수록 매니저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무릇 나라에도 이처럼 개와 같은 자들이 있다. 도를 아는 인사가 나라를 다스리는 그 술을 품고 만승의 군주에게 밝히려고 하는데, 대신이 사나운 개가 되어 달려들어 그를 물어뜯는다면 이것이 군주가 (이목이) 가려지고 위협을 당하는 원인이며, 도를 알고 있는 인사가 등용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수천 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에 와서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것이 그만큼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는 그 이유 중 하나가 군주의 눈을 가리는 사나운 개와 같은 신하들 때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군주는 신하들을 통해 바라봐야 하는데 사나운 개와 같은 신하들이 군주의 눈 역할을 한다면 제대로 된 술을 펼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 것도 결국에는 군주의 잘못입니다. 호불호를 드러내서 신하들이 그것을 추종하게 만들었고, 그런 신하들을 등용했으며, 상과 벌도 제대로 내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하들이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그렇게 만든 것은 시스템의 최고 권력자인 군주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군주가 군주일 수 있는 이유는 위세가 있기 때문이고, 그 위세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책임이 없이 위세만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군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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