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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현기 Jun 19. 2021

Ennio Morricone - The Mission

잠재적 감성 자극하기

https://youtu.be/V-m5u0OFF_E

Ennio Morricone - The Mission Main Theme




엔니오 모리꼬네

(1928-2020) 92세로 타계

작곡자, 지휘자, 오케스트레터


  엔니오 모리꼬네의 더 미션 ost를 전곡 연주한 영상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18세기 극단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원주민 과라니족의 마을로 선교활동을 온 ‘가브리엘 신부’와 살인 복역수 ‘멘도자’는 포르투갈 영토에 편입되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을 목격한다. 무력 VS 비폭력. 이들을 지키기 위해 서로 다른 선택을 감행하는 두 사람. 비록 서로의 방식은 달랐지만 죽음으로 가치 실현을 이룬 것은 같았다.


  이 영화는 1986년에 개봉하였다.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나는 사실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TV '주말의 명화'나 '시네마 천국'에서 방영했었다면 보았을까 내돈 내산으로 볼 정도로 영화라는 장르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한 시기였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로 공연 실황 귀 기울여 들었다.


  첫 도입부에서 '가브리엘 오보에'를 듣는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10년 전 남자의 자격에서 박 칼린 뮤지컬 음악 감독의 혹독한 트레이닝 속에서 출연진들은 웃음기를 쏙 빼고 진지하게 연습에 임했던 모습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32명의 합창단원들 한 여름 2달간의 연습시간을 예능이 아닌 진지한 자세임했다. 그때 방송에서의 기억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했던 '가브리엘의 오보에' 연주곡에 가사 붙인 "넬라 판타지아"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다. 잔잔한 오보에 선율의 첫 장에서는 평온한 정글의 모습이 중첩되고 신기루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평화로움까지 느껴졌다. 이어서 첼로의 중후한 음향에 관현악이 겹쳐지고 피리소리의 맑은 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생전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에 발을 딛는 느낌다. 원시림의 넓은 초원는 홍학과 이름 모를 수많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하바나 들판을 순록과 코끼리, 누떼, 얼룩말이 힘차게 달린다. 나도 이 광경에 동화되어 끝 보이지 않는 평야를 날아가는 느낌을 선물 받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섞이며 잠시의 긴장감이 흐른다. 폭포의 절벽을 기어올라 꼭대기에 올라서면 탁 트인 하바나의 광야를 만난다. 곧 이어 남녀 합창단의 소리가 잔잔하게 깔려다. 하늘이 열리고 천사의 음성이 이처럼 아름다웠을까. 인간의 목소리는 또 하나의 악기가 되어 노래한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날 것의 상태로 들었던 음악이었지만 음악이 전해준 상상력은 한 편의 영화를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거장이 만든 음악이란게 이런 것이구나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영화 The Mission 명장면  

  영화 미션과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누가 보더라도 빼박 궁합이다.
가브리엘 신부가 과라니족 원주민과 처음 조우하게 되는 장면으로 이때 나오는
ost가 바로 '가브리엘스 오보에(Gabriel's Oboe)'이다. 여기에 곡을 붙인 것이 '넬라 판타지아'이다. 비폭력의 죽음 앞에서 신부의 독백 같은 내용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명화에 이어 명곡의 탄생이다.


Nella Fantasia
→In My Fantasy 환상 속에서

나의 환상 속에서 난 올바른 세상이 보입니다
그곳에선 누구나 평화롭고 정직하게 살아갑니다
난 영혼이 늘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요
영혼 깊이 인간애 가득한 그곳
나의 환상 속에서 난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그곳은 밤에도 어둡지 않습니다
난 영혼이 늘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요
나의 환상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그 바람은 친구처럼 도시로 불어옵니다
난 영혼이 늘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요
영혼 깊이 인간애 가득한 그곳


  비폭력으로 저항하며 불타는 교회를 배경으로 십자가를 들고 가는 가브리엘 신부. 그러나 그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버리는 총탄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낸다. 교황의 독백처럼 "죽은 자의 영혼은 산자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는 말을 맴돌이처럼 되뇌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먹먹함이 남는 결말은 하늘이 내린 미션처럼 우리에게 또 다른 미션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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