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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현기 Feb 09. 2022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


  삶을 팍팍하게 사는 탓에 좀처럼 가족을 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큰 용기를 내었나 보다. 일요일에 하루를 보태서 이틀을 쉬며 가까운 나들이를 가기로 한 것이다. 처음 계획은 포천 주변 조용한 곳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 먹으며 하루를 보내자고 한 것이 속초에 펜션을 잡고 정동진 일출까지 보고 오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되었다.


   하룻밤 잠자고 오는 흔한 일정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집에만 갇혀있다시피 한탓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를 잠시 누그러뜨리기 위해 가벼운 나들이를 계획한 것이다.


  여행이란 것이 꼭 좋은 경치를 보러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서로 상의하고 장소를 선정하고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갈 것인가를 머리 맞대고 얘기하는 과정이 더 재미나고 의미가 큰 것 같다. 1박 2일 계획을 근 한 달에 걸쳐 준비하고 얘기하는 동안 여행이 단지 놀러 가는 일이 아닌 가족 사이의 공감하는 얘깃거리가 된 것이다.


  여행을 갔다 오는 일은 순간이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더 즐겁다는 어느 여행가의 마음을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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