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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Apr 07. 2023

명검(名劍)이야기

晩書 홍 윤 기_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조선왕실의 칼 중에 으뜸인 이른바 명검(名劍)이라는 사인검(四寅劍)은 호랑이해(寅年), 호랑이달(寅月), 호랑이날(寅日), 호랑이시(寅時) 즉 ‘인(寅)’자(字)가 네 번 겹치는 때(年月日時)에 만드는 칼이다. 정식이름으로 ‘사인참사검’ 이라고도 하는데 순양(純陽)의 기운을 받아 벽사(辟邪)를 하는 신령함이 있다는 주술적 의미가 담겨있고. 권위를 상징하거나 출정하는 장수를 위해서라기보다. 왕실의 안녕과 군신(君臣)의 도리를 상징하여 무인(武人)이 아닌  문신(文臣)에게도 하사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조선의 칼이라고 하기 보다는 조선왕실의 칼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사인검의 모양을 설명하면, 검체(劍體) 한 쪽에 북두칠성(北斗七星)과 이십팔수의 천문도를 그리고 다른 한 쪽에 전서체 스물일곱자로 주문을 입사하여 천지간의 운행과 만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배치하여 상호 보완요소를 가미했다.  주술적인 의미를 지닌 검(劍)임으로 살상용이 아니기 때문에 날을 세우지 않아 날이 없다는 특수함을 가지고 있다. 귀신을 베고 재앙을 물리친다고 믿어졌던 사인검(四寅劍)은 설(說)에 의하면 한 사람의 장인이 평생 한 자루의 검만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사인검(四寅劍)과 함께 쌍벽(雙璧)을 이루는 왕실의 검으로 사진검(四辰劍)이 있다. 사인검이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만들어 졌다면, 사진검은 용(龍)의 기운을 받아 진(辰)년, 진(辰)월, 진(辰)일, 진(辰)시에 용의 기운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그 가치가 높아 신하(臣下)에게 하사되지 않아 그야말로 왕실의 검 이였다. 고 할 수 있겠다.


 이름만 대면 아하 그 사람 할 수 있는 노회(老獪)하기로 유명한 정객(政客)이 명검(名劍)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담금질을 해야 한다고 했다. 말인즉슨 틀린 말이 아니다. 장인의 피땀과 정성 그리고 수백수천번의 두드림이 마침내 명검을 만들어 낸다. 그 옳은 말을 하면서 하필이면 자신보다는 한참 젊으면서도 자신을 능가하는 노회(老獪)함을 감추고 있는 수많은 비리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어떤 정치인의 곤궁함을 명검이 되기 위한 담금질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 담금질이 대장간(冶匠間)에서 이루어 져야 제대로 담금질이 될 터인데, 어떻게 된 일인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大庄洞)에서 궁여지책으로 불속에서 비공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과연 명검(名劍)이 되겠는가 말이다. 적아(敵我)를 떠나서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가? 를 알고 싶다. 진정한 명검(名劍)은 재료인 철(鐵)이 양질이여야 한다는 것이 기본 중에 으뜸이라면 국민은 한 점 티도 없이 맑고 투명한 철(鐵)을 원하고 그러한 철(鐵)이야 말로 담금질을 해서 명검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각종 불순물이 섞인 철(鐵)은 아무리 두드려도 명검(名劍)이 될 수 없다. 진정한 명검(名劍)이 되고 싶다면 대장장이를 탓하지 말고 자신만이 숨겨놓고 있는 더러운 오물을 벗어 던지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는 것이 그나마 버려지지 않고 쓰임을 다할 수 있지 않겠나? 언감생심 명검(名劍)이라니 이 땅에 면면히 이어져오는, 귀신을 베고 재앙을 물리친다는 벽사(辟邪)의 우리 명검(名劍)을 욕되게 한다면 그야말로 역사(歷史)의 죄인(罪人)으로 그 부끄러운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그 노회한 정객 또한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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