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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키 May 09. 2022

차 이야기 #4 _ 옵션을 확정하다.

Feat. 포르쉐의 정직한(?) 옵션

포르쉐는 인디비주얼 오더(Indivisual order) 형식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이 포함하는 옵션에 따라 트림을 나누고, 소비자는 일명 깡통 차라고 불리는 기본 사양만 탑재된 하위 트림에서 풀옵션 차량인 최상위 트림 중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계약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일이, 특정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 차량을 사려면, 가격이 비싼 트림을 사야 하는, 우리가 흔히 듣는 표현인 '옵션 장난질'이 발생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A라는 차량에는 B라는 옵션이 꼭 있어야 A 차량을 산 메리트가 있는데, B 옵션이 들어있는 게 최상위 트림이라서 제조사에서 마치 최상위 트림의 구매를 부추기는 형식이다. 


물론 이는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이익 창출 공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옵션 하나를 위해 불필요한 옵션이 포함된 최상위 트림을 더 많은 돈을 들여 산다는 건 상당히 비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포르쉐는 옵션 구성에 따른 트림을 나누지 않는다. 차량을 여러 모델로 세분화시켜서 그에 맞는 적정 옵션을 포함시켜 출시하고, 구매자가 옵션을 선택해서 추가하는 인디비주얼 오더(Indivisual order; 이를 줄여서 인디오더라고 사용) 방식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고 그 옵션 가격만 지불하면 되고, 이는 나름 정직(?)한 가격이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판매자 입장에서는 옵션을 붙이는 대로 돈을 다 받을 수 있으니 모두가 윈윈 하는 구조라고 생각된다.


911을 놓고 봤을 때, 한국에서 판매 중인 911의 모델만 해도 19개 모델이다. 이 중 하나의 모델을 선택한 후 옵션을 선택하면 되는데,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라이트와 브레이크 업그레이드, 내장재 재질과 스티치 적용 부분까지 모든 부분을 본인 취향에 맞게 옵션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디 오더 방식에도 단점이 있으니, 이 또한 역시 가격이다. 제조업은 과정을 단순화시키면서 원가를 낮출 수가 있는데, 인디 오더 방식은 각 차량마다 옵션이 다르니 제조 측면에서 과정이 더 들어간다. 그리고 특히 포르쉐의 경우 각 옵션의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정말 내 마음에 쏙 들게 꾸며서 탈 생각으로 옵션을 선택한다면 정말 사악한 가격표를 받게 된다.


옵션 선택 : 쿼터를 배정받아야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인디 오더를 넣기 전에 먼저 본인의 차량 생산 순서를 확정하는 '쿼터'를 배정받아야 한다. 그래서 계약자분들은 포르쉐 홈페이지의 '나만의 포르쉐 만들기'에서 본인이 받고자 하는 차량을 이 옵션 저 옵션 넣어보면서 수도 없이 차량 모습과 가격을 시뮬레이션해본다. 어차피 쿼터 배정 전까지는 확정된 게 아니고, 쿼터 배정 직전까지 바뀌는 게 이 부분이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옵션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또 내게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기본 모델일수록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옵션이 적고(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하이엔드로 갈수록 포함되어 있는 옵션이 많아지기 때문에, 차량 기본 가격은 크게 올라가지만 선택하는 옵션의 합계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아지는 것 같다.(이 또한 구매자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


나는 어떤 옵션을 넣었나?


나는 그렇게 많은 옵션을 넣지 않았다. GT3에 기본적으로 옵션이 많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나 또한 그래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차량을 구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처럼 옵션을 선택했는데, 기본 옵션과 무료 옵션을 제외한 유료 옵션은 아래와 같다.

1) 색상

GT실버를 선택했다. 샤크블루나 가드레드와 같은 원색 계열도 멋있지만, 은은한 은빛의 GT실버가 튀지 않으면서도 오랜 시간 동안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2) 인테리어 추가 가죽 옵션(가드레드 색상)

이번 GT3 오너들의 대다수가 추가한 옵션인데, 대시보드까지 가죽을 입히는 옵션. 실내 스티치는 빨간 색상 콘셉트를 위해 가드레드를 선택

3)포르쉐 로고 웰컴 LED

문을 열 때 문의 하단에 포르쉐 로고가 보이는 웰컴 LED

4) 크로노 패키지

크로노 패키지 옵션은 포르쉐 차량 구매자들은 필수로 들어가는 옵션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대시보드 중앙에 시계가 올라가는 옵션

5) 90리터 연료탱크

대용량 연료탱크로 업그레이드

6) 투명 후미등

익스테리어 멋을 위해 GT실버와 비슷하게 색상을 흰색으로 변경

7) 레인센서

비가 오면 자동으로 와이퍼가 작동하는 옵션

8) 엠비언트 라이트 패키지

실내 엠비언트 라이트 옵션

9) 히팅 시트

겨울에 추우면 안 되니까 선택 이 옵션은 버킷 시트를 장착하면 선택할 수 없는데, 나는 4 Way 기본 시트라 선택 가능

10) 안전벨트(가드레드 색상)

안전벨트 색상도 콘셉트에 맞게 빨간색으로 선택

11) 타코미터  다이얼(가드레드 색상)

계기판의 중앙 타코미터에 빨간색 추가

12)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

계기판 하단과 기어박스 부분을 카본으로 변경

13) 알루미늄 페달

스포츠카의 멋스러움을 위해 알루미늄 페달을 추가


'바나나'라고 하는 많이들 선택하는 PCCB(포르쉐 세라믹 브라이크)는 선택하지 않았는데, 서킷용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스틸 브레이크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돼서 제외했다.


또한 PDLS+(포르쉐 다이내믹 LED 시스템 플러스)도 거의 도심지역에서만 주행할 계획인 나에게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PDLS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제외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과정까지 왔으니, 이제 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옵션 말고도 차량 인수 전후에 알아봐야 할 내용들이 많은데, 자동차보험도 알아봐야 하고, 도장면을 보호하는 PPF(Paint Protection Film)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도 있다. 특히 PPF의 경우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안 해도 된다는 양쪽 의견이 모두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내용이라 고민 중이다.


그리고, 리스로 출고할지 개인명의로 출고할지의 여부도 결정해야 하는데, 이 모든 행복한 고민들을 조금 더 계속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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