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복음 12,31-35 (2020 10 29)
예수는 죽을 자리로 가고 있습니다. 죽어서 무엇을 이루려 하나 보면 결국 홀로 거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모두 거룩해지자는 것입니다. 나의 편에선 어리석어 제대로 다 알아들을 수 없지만 알아들은 만큼 살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더불어 모두 다 거룩해지자는 예수의 길을 따라갑니다. 나는 정말 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를 따르다 보면 매번 경험하게 되는 죽음이 있습니다. 바로 아집입니다. 나로 있으려는 고집, 변화하지 않으며는 고집 말입니다. 그 아집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처음엔 참 아프고 이거 손해는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냥 이 자리를 피해 아집 속에서 나만 홀로 더 나아가자 사는 것이 더 편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그렇게 아집을 죽이며 그렇게 매번 죽어가면서 조금 더 맑은 나로 부활하여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여기가 나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길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길을 따라 고난 속에 죽음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셨지요. 그분을 따르는 사람으로 나 역시 나의 길을 갑니다. 조금 바보 같아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에도 항상 흔들리고 부서지고 아집으로 살아가는 것이 또 나의 모습입니다. 완전해지지 않고 완전을 위해 애쓰다 죽어가겠지요.
힘듭니다. 완전히 예수와 같이 질 수 없어도 이렇게라도 예수를 따라 완전하지 않은 내가 완전을 향하여 매 순간 아집을 죽이며 다시 맑게 부활하여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듭니다. 그런데 이 힘겨움이 행복이 아닐지요.
구원이란 결국 나의 길 나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유혹에 흔들리고 때론 유혹에 무너지며 눈물로 후회하는 날이 있어도 그렇게 그렇게 애쓰며 그 길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신앙입니다. 신앙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든 일입니다. 아집을 죽이고 맑게 매일매일 부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이 땅에서의 구원이라 생각합니다. 구원은 그런 삶의 상태가 아닐지요. 우리 삶의 마지막 종결의 모습이 아닌 그렇게 우리 삶의 애씀, 그 상태가 구원이 아닐지요.
오늘도 다짐합니다. 나의 길, 나의 자리, 아집을 죽이며 죽이며 또 죽이고 맑게 부활하고 부활하고 또 부활하는 그 힘겨움이 바로 신앙 가운데 참 행복이라 구원이나 다짐합니다. 다시 다짐합니다. 그렇게 살아야겠다 다짐합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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