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26세 취준생의 취미 이야기
취미로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문이현 :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마포구 공덕에서 살고 있는 문이현이라고 하고요. 저는 지금 코로나에 걸렸습니다.술 마시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코로나에 걸려서 술도 못 마시고..ㅠㅠ 지금 이 방에서 지금 6일째 갇혀 지내고 있고요.. 지금 취업 준비생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병행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 바쁜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군대에서 친구였던 창준이(취미로)가 이런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을 한다고 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합니다.
취미로 : 이현이의 취미는 뭐지?
문이현 : 나의 취미는 '홈텐딩'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 홈텐딩은 홈이랑 바텐딩이 합쳐진 단어인데 '무니바'라는 나의 공간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무니바에 있는 술로 칵테일을 만들어주거나 친구들이 술을 가지고 오면 같이 만들어 먹고, 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해:) 지금까지 50팀 정도 무니바를 다녀간 것 같아. 친구, 직장 동료, 가족 등 소중한 인연들이 거쳐갔지.
취미로 : 홈텐딩이라는 취미를 한 계기가 있어?
문이현 : 홈텐딩이라는 취미를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일단 두 가지야.
첫 번째는 내가 정말 술을 좋아해. 내가 술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부모님의 덕이 컸어. 부모님이 술을 좋아하셔. 어렸을 때는 내가 엄마 아빠가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니까 부모님이랑 같이 술을 마시면 비싼 술도 마실 수 있고, 술을 마셨을 때 낯간지러운 말을 못 했는데 술을 마시면 술기운을 빌려서 부모님들이랑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고. 그러면서 술에 대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양한 모든 술들을 섭렵하게 된 것 같아.
두 번째는 내가 2020년도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나에게 운 좋게 생겼어. 우리 아빠가 그림을 그리셔서 작업실이 있어. 아빠가 그림을 하루 종일 그리시는 게 아니라 오후 6시 그러니까 저녁 식사 전까지 그리시고, 집으로 오시면 작업실이 비어 있는 거지. 그런데 마침 2020년에 딱 코로나가 터지면서 밖에서 외식을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저녁에 비어 있는 아빠 작업실에 친구들을 불러서 놀기 시작했어. 우리 집에 있던 술을 작업실에 가져다 놓고, 친구들도 작업실에 오면은 술을 가지고 와서 놀면서 작업실이 하나의 바가 되었고, 그게 내 이름을 본따서 지금의 '무니바'가 되었지.
취미로 : 술에는 안주가 빠질 수 없는데 안주는 어떻게 해?
문이현 : 일단 시켜 먹을 때도 있지만 어쩔 때는 우리가 직접 해 먹기도 해. 아니면 '포틀럭 파티'라고 오는 사람들이 각자 음식을 하나씩 싸오는 거야. 그걸 이제 미국 영미권에서는 포틀럭 파티라고 하는데 먹고 싶은 음식 하나씩 싸오면 “무니바는 술이 많으니까 음식은 가져오세요. 술은 무니 바가 제공해 드립니다.” 이런 형식을 갖춘 공간으로 발전하게 됐지.
취미로 : 홈텐딩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있어?
문이현 : 음..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내 친구들한테 항상 직접 셰이커를 만지게 해 줘. 셰이커라고 해서 얼음을 넣고 그 안에다가 믹스하고 싶은 재료들을 넣은 다음에 한 20초 정도 빠르게 셰이크를 하면 되게 차가워진 상태로 술을 즐길 수 있어. 그 셰이커를 친구들한테 웬만하면 이렇게 한 번씩 흔들어보게 해. 어디 가서 그걸 흔들어 보겠어!ㅎㅎ 한 번은 내 친구가 그걸 흔들다가 너무 많이 흔들어서 그걸 떨어뜨린 거야........ 그래 가지고 온 사방팔방 으윽..!! 그때가 한 새벽 1시에 이제 다들 엄청 취했는데 근데 그게 완전 사방팔방 얼음과 술이 촥 튀긴 거야. 그래서 한 3초 동안 정적이 흘렀고...이제 그분은 무늬 바에 자주 왔지만 더 이상은 셰이커를 만질 수 없게 되었지.
여하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식으로 나는 항상 무니 바에 오는 사람들이 조금은 홈텐딩이라는 취미를 한 번쯤은 느껴보게 해. 이제 셰이킹이라든지 아니면은 되게 긴 바스푼이 있거든 그 바스푼으로 직접 이렇게 돌려보게 한다든지 그런 걸 한 번씩은 해보라고 나는 권해. 그리고 사람들이 그걸 했을 때 생각보다 재미있어하는 걸 보는 게 좋아.
취미로 : 무니바에서 술과 함께 영화를 본 적도 있나? 그럼 재밌을 것 같은데ㅎㅎ
문이현 : 아쉽게도 무니 바에 한 가지 없는 게 있는데 그게 빔 프로젝터야..왜냐하면 원래는 공간이 아빠가 그림 그리는 공간이기 때문에 벽에 아빠가 그린 그림들이 빼곡하게 다 전시가 되어 있거든. 그래서 뭔가 어디 한 벽에다가 화면을 쏘기가 쉽지 않아서 영화를 보기 힘들다는 아쉬운 점이 있어.
취미로 : 그렇지만 아버지의 작품을 볼 수 있잖아. 나는 난 갈 때마다 작품이 너무 멋있어..
문이현 : 영화는 집에서 넷플릭스로 보길 바래:) 하지만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작가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무니바의 매력인 것 같아. 아빠가 지금까지 평생 동안 모아 온 전공 서적들 미술 서적들이 다 꽂혀 있기 때문에 그런 거를 보는 맛도 있지. 그리고 LP 판들도 있어서 LP도 실제로 틀었던 적이 많아.
취미로 : 맞아! 그런 게 무니바의 정말 매력이지. 그러면 홈텐딩 취미를 위해서 노력한 것들이 있잖아. 설명해줄 수 있어?
문이현 : 홈텐딩이 생각보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홈텐딩을 시작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아. 일단 유튜브에 홈 텐딩 관련 채널이 많아서 콘텐츠로도 충분히 많이 얻을 수 있어. 나 같은 경우에는 밖에서 바 같은 데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걸 되게 좋아해. 그래서 칵테일 바에 가면 바테이블에 앉아서 바텐더 분에게 내가 주문한 칵테일에 대해 항상 물어봐. 뭘로 만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드는지 내가 직접 눈앞에서 보기 때문에 그런 걸로 많이 참고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보기도 도해. 홈텐딩을 시작하는 초반에는 홈텐딩 관련 책도 사서 그걸 보면서 술에 대한 조금의 술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더 키웠던 것 같아.
취미로 : 들어보니 직접 바에서 물어보는 게 도움이 진짜 많이 될 것 같아.
문이현 : 맞아 근데 그런 게 너무 재미있거든. 칵테일바는 뽕을 잘 뽑아야 되는 그런 장소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무니바에 오면 진토닉 한 잔 공짜로 너희들한테 줄 수 있지만 밖에서 진토닉 한 잔이 비싼 데는 1만 5천 원 선의 고가란 말이야. 그러면은 조금이라도 그 1만 5천 원이라는 가격 이상의 경험을 하기 위해서 바텐더와 대화하는 걸 정말 추천해! 한 잔의 진토닉인데도 바텐더는 되게 잘 설명을 해 주시는 바텐더 분들이 많아. 예를 들어서 무슨 진을 썼는지부터 시작해서 비율은 얼마 정도로 했는지까지 정말 단 하나의 카테일 안에도 정말 많은 대화를 바텐더랑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대화를 하면 확실히 술에 대해서 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다음에는 또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도 해볼 수 있어. 그러면서 칵테일바를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까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바텐더랑 대화를 나눠보는 거는 처음에는 좀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하면 너무 재미있다! 그러니까 홈텐딩을 취미로 가진 나로서는 정말 추천하는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취미로 : 그럼 단골집 추천해줄 수 있어?
문이현 : 효창공원에 '노츠'라는 바가 있어. 내가 왜 이 바를 추천을 해 주냐면 정말 내가 앞에 얘기한 경험을 노츠는 너무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야. 거기에 가면은 너만의 칵테일 노트를 하나 선물로 줘. 그래서 거기 안에 내가 그날 어떤 카테일을 먹었는지, 이 카테일을 먹었을 때의 나의 기분은 어떤지, 이 카테일의 맛은 어떤지 이런 거를 다 기록할 수 있는 하나의 노트를 주는 거야. 그거를 쓰면서 바텐더랑 그걸 쓰기 위해서 대화를 나눠야겠지. 어떤 술인지 조금은 알아야 그래도 노트에 쓸 수 있으니까. 그렇게 바텐더랑 대화도 할 수 있고, 내가 그날 이걸 마시면서 어떤 기분인지를 이렇게 쓴 뒤에 그거를 거기다가 맡겨둘 수가 있어.
그러면 나중에 또 노츠에 가면 이름을 물어봐 그리고 내가 썼던 그 노트를 똑같이 꺼내 줘. 그래서 그거를 계속해서 아카이빙을 할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 바를 추천한 이유는 그냥 한 잔 마시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잔을 둘러싸고 나의 그 당시의 기분은 떠올릴 수 있는 경험도 가능해. 나를 위해서 이렇게 판을 깔아준달까? 이렇게 칵테일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을 하는 바가 정말 좋은 바인 것 같아.
취미로 : 너무 재밌는데 그러면 무니바도 이런 시스템 도입해야 되는 거 아니야?
문이현 : 그러게 말이야. 내가 정말 나중에 바를 만든다면 정말 이런 것들을 정말 많이 벤치마킹을 할 것 같고 많이 참고를 할 것 같아. 취준 끝나고, 다시 무니바 가동하면 해봐야지.
취미로 : 홈텐딩을 하면서 느낀 홈텐딩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
문이현 : 매력은 지금 생각나는 건 두 가지인데 첫 번째로는 조금 덜 감성적이게 얘기하자면은 '싸'. 싸야지만 취미를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나는 아직 학생이다보니, 부담 없이 즐겨야 되는데 홈텐딩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취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해. 나는 서핑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서핑을 하려면 강원도까지 가야 되고 서핑 빌려야 되고 서핑복 빌려야 되고 엄청나게 뭐가 많잖아. 그런데 홈텐딩은 이마트라든지 아니면 가자주류라든지, 요즘에 데일리샷이라는 어플도 있는데 술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양주 하나 사고, 편의점에서 토닉 몇 개 사고, 레몬 정도만 사도 충분히 나만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해.
두 번째는 원래부터 친구들한테 내가 갖고 있는 걸 나눠 갖는 걸 되게 좋아했어. 나는 음식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하는데 내가 한 음식을 나만 먹는 게 아니라 부모님이랑 같이 먹어. 저녁에 내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내가 좋은 게 있으면 나만 아는 게 아니라 누군가한테 꼭 알려주고 싶어. 내가 네이버 지도에 엄청나게 많은 식당들을 저장해놨거든. 그러면은 그런 거를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친구들이 나한테 "이현아 나 이번에 이태원 가는데 좋은 것 좀 추천해 줘!" 하면 추천해 주는 게 재밌어서 내가 아는 거를 다른 사람들한테 공유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커.
근데 홈텐딩도 마찬가지야. 홈텐딩은 내가 다른 친구들보다는 술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아니까. 술을 맛있게 만든 다음에 그걸 마셨을 때 친구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만족감을 느껴. 내가 만든 술 한 잔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나만 갖는 취미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는 것 같아. 어떤 취미는 나만 즐거울 수 있는 건데 홈텐딩은 나도 즐거우면서 이 취미로 인해서 내 친구들까지도 내 취미 덕분에 즐거운 추억을 갖는 거잖아. 그런 거의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은 내 취미가 갖고 있는 임팩트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홈텐딩이 되게 매력 있는 취미인 것 같아.
취미로 : 그럼 마지막 질문으로 이현이에게 취미란 뭐야?
문이현 : 취미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에 정말 좋은 하나의 창문이 될 수 있다. 내가 누군지 더 알아가는 알아가게 하는 그런 과정. 요즘에 내가 취업을 하면서 느끼는 게 그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더라고. 취업을 하면서 내가 최근에 자기소개서를 많이 쓰기 시작했는데 쓰기가 너무 어려운 거야.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잘하고 내가 어떤 성격인지 그런 걸 그냥 mbti로 그냥 친구들이랑 술 마시면서 몇 번 얘기나 했지..그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러다 취미를 생각해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창구더라고.
홈텐딩이라는 취미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나는 친구들이랑 이렇게 술 마시는 거 좋아하고, 대화하는 거 정말 좋아하네. 그리고 혼자 즐길 때보다 누군가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충만함을 느끼네. 내 술 취향이 뭔지도 알 수 있고, 더 나아가서 내 성격은 어떤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을 해 주는 것 같아.
취미로 : 나를 돌아보는 창문이라는 말 되게 좋다..! 근데 진짜 그런 것 같아. 너의 성격을 되게 잘 대변해 주는 취미인 것 같아. 너는 나눠주는 거 좋아하고, 경험하는 걸 좋아하잖아. 홈텐딩이 너를 돌아보는 창구라는 말이 되게 와닿았어.
문이현 : 결론 그래서 홈텐딩은 누구에게든 추천을 한다.
취미로 : 저 같은 알쓰한테도요?
문이현 : 그럼 너만을 위한 레시피를 제작해보는 거지.
취미로 : 오 '나'라는 고객에게 고객 맞춤!
문이현 : 그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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