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콤북스 김희영 Apr 14. 2023

찬란한 그리움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알고리즘에 의해 계속해서 시간을 뺏기는 일이 많다. 내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녀석.


어제저녁에도 그렇게 끝없이 몇몇의 영상을 눌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 잘 시청하지도 않는 <불후의 명곡>까지 넘어갔다. 몇 곡의 노래를 듣다가 불현듯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노래는 참 힘이 세다. 옛 노래를 듣다 보면 과거의 내가 떠오른다. 그 노래를 즐겨 듣던 시절 즈음의 내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떠오른 '그리움'이라는 실체는 특정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그리움은 아닌 것 같다. 그저 그 시절 즈음의 '나'에 대한 그리움에 더 가까울 듯.




그렇게 잠시 추억에 빠져 잠겨 있는데, 귀염둥이 으누가 얼굴을 쑤욱 내밀고 묻는다.


"엄마~ 엄마는 으누 사랑해요? 으누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


이런 스윗한 말은 어디서 배우는 걸까. 점점 애교가 늘어나는 으누 덕분에 과거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종종 그리워지는 과거가 있긴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는 "절대 NO"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로 굳이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의 안정감이 청춘의 풋풋함보다 더 좋으므로.


매 순간순간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절실하게 살았으므로 딱히 후회되는 시절은 없다. 그래서 돌아가고 싶은 시절도 없다. 


그런데 만약 아주아주 나중에 시간이 흘러 돌아본다면, 지금 이 시절은 매우 매우 그리울 것 같다. 귀염둥이 으누와 뒹구는 이 시간은 눈물 나게 그리울 것 같다. 다시 돌아오고 싶어서 서글퍼질 것 같기도 하다. 으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담아놓지 못해 아쉽다. 이 시절의 으누를 많이 많이 기억해두고 싶다.




그러니 매일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눈물 나게 그리워질 날에 찬란하게 추억되도록.


작가의 이전글 내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