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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Sep 03. 2024

당신의 마음 속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나요?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TV

지난주 일요일 성당에 갔습니다. 신부님께서 강론을 하시는데, 강론 끝에 동화책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겁니다. 그 이야기가 나름의 인사이트를 남겨서 글로 남겨 봅니다.(각색이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어느 한 마을에 요상한 TV 한 대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TV가게 사장님이 유렵 여행을 다녀오면서, 어렵게 구해온 TV라고 합니다. 그게 신기한 것이, 거리에 사람들이 TV 가게, 그 TV앞을 지나가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TV 화면 속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신기하게 생각해서 한 번씩은 모두, 그 TV 앞을 지나가 보는 겁니다.


길 건너 이발소 사장님이 지나갈 때는 낚시하는 모습이 보이고, 옆 집 채소 가게 아줌마가 지나갈 때는, 친구들이 함께 붓고 있는 곗돈이 보이고, 건너 건넛집 철물점 사장님이 지나갈 때는 부동산이 엄청나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보이는 마음속의 그림들을 보고, 저마다 "어머~그랬나 봐", "정말~"와 같은 반응으로 보이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알고서는, 서로 신기해하기도 하고,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알기도 하고, 조심스러워해야 할 것들은 서로 지켜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마음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왔다는 소식이 온 마을에 전해졌는데, 산골짜기 어귀에 살고 있어서, 정확히 누군지도 모르고, 어떤 사람들인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사 온 것을 봤다고 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소문을 냅니다. "아주 험상궂게 생겨서, 그전 마을에서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었을지도 몰라", "아저씨가 아주 덩치는 산 만 하고, 얼굴이 차갑고, 인상이 무서워서, 말을 못 걸겠더라니깐"


이런 흉흉한 소문들로만, 무성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가족 아빠처럼 보이는 남자가 마을에 내렸왔습니다. 시장에 먹을 것을 사려고 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의 험상궂은 모습을 보고서는, "그려, 맞네 맞아, 저렇게 무섭게 생겨서야, 어찌 말을 걸겠나?", "저런 얼굴을 하고서는, 분명히, 전 마을에서 큰 사건이 있었을 거야.", "혹시, 신기한 TV 앞으로 지나간다면, 아마 무서운 것이 보일지도 몰라. 우리 한번 보세"


마을 사람들은, 전부 그 남자가 TV가게 앞을 지나가기만 기다렸습니다. 모두들 자기들이 추측한 것들이 100% 맞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서, TV를 지켜봅니다.


시장을 가려면, TV가게 앞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 새 가족의 아빠는 TV앞을 지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TV 앞을 지나갑니다.


그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 TV 앞을 지나갑니다.


근데, 그 화면에는, 집 안에 아이들의 모습만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험상궂게 생긴 아빠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집에 있는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제야, 마을 사람들은 자기들이 생각한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모두 놀라워하기도 하고 미안해하기도 했습니다.


 


 

강론의 주제는 종교적인 것과 연결되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하지 않고, 오늘 생각해 볼 이야기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무엇이며, 또한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무엇인지가 궁금합니다.


만약, 우리가 저 마을에 있는 TV앞을 지나간다면, 어떤 그림이 보일까요?


저도 저 강론을 듣고 나서도, 한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내가 지나갈 때는 어떤 그림이 보일까? 가족들도 있을 것이고, 학원일, 부모님도 보일 수 있을 것이고 돈, 취미 등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크게 보일 것 같은 그림은, 바로 '저'의 그림이 보일 것 같습니다.


신기한 TV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저는 '저' 자신에 대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 화면에 '제'가 보일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나의 정체성을 찾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한 번 해보자.'라고 하면서, 모닝 독서 30분, 모닝 운동 60분, 모닝 글쓰기, 아침 기도 등을 루틴으로 만들어 생활하면서, 좀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들이 이제 두어 달을 지나고 있을 뿐이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 2달 전보다는 훨씬 나은 지금의 내가 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뿌듯하고, 좀 더 나아진 내 모습으로 만족해하고 있어서, 이 루틴들을 좀 더 가져가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 아침 루틴이, 1년, 3년, 5년... 계속된다면, 그다음의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고 생각도 해 봅니다. 당연히 지금의 나보다는, 훨씬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아직, 힘들지만, 그래도 1분 1분, 더 이상은 늦지 않기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마음속이 궁금합니다.

과연 여러분들이 저 마을에, 저 TV앞을 지나간다면, 어떤 그림이 보일까요? 궁금합니다.



#몹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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