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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Dec 14. 2023

아내에게 고마움 전하기

일상이 행복해지는 순간

오늘 글쓰기는 다른 작가님들의 글감에서 힌트를 얻어서, 글을 쓰는 날이다.

나는 수풀림 작가님의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해봤다'라는 글 제목을 보고, 힌트를 얻어 글을 써 보련다.




아내와 결혼 11년 차이다.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아들과 딸아이를 데리고 말이다. 얼마 전에 결기 11주년이라서, 기념으로 축가 꽃바구니를 선물했었다. 결혼 11년 차. 신혼 때처럼 풋풋한 설렘이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우리 둘의 사이는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를 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관계도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아내와의 사이가 어색한 시기도 있었다. 지금처럼 따뜻한 눈길로 서로 이야기해 본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 그전에는, 어땠을까?


좋을 때도 있었지만, 내가 눈치를 보는 편이었다. 신혼 초에는 아내가 잘 나가는 어린이집 원장이었는데, 둘째를 가지고 나서는, 내가 아이들 케어를 좀 더 원했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렇게 되고 나서부터 나는 좀 더 일을 해야 했다. 코로나 때, 주말도 없이 일을 했었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어서, 통장에 돈이 좀 더 들어오게 해야 내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학원에 아이들이 좀 빠진 달이 생기면, 괜히 와이프 눈치를 보게 되었다. 아내가 매번, 돈이 있네 없네. 말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괜히 혼자 찔리는 마음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눈치를 보며 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혼자만의 눈치가 쌓여서, 나의 업무적 스트레스와 동시에 쌓이게 되면, 나도 화가 폭발하여, 와이프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나에게 도움이 안 되었다. 아내에게 화를 내거나 싸우게 된 날, 이후에는, 일이 손에 안 잡힌 적이 더 많았다.


그렇게 다투고 후회가 되는 날은,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 


출근 전까지도 얼굴에 냉기가 있으면, 출근하면서 문자로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전했고, 다음날 아침. 아내의 얼굴이 그럭저럭 괜찮다면, 출근 전에 잠깐 타이밍을 보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부터는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아이들, 데리고 병원 갔다고 온다고 수고했어요."


"바쁠 건데, 도시락도 싸다 줘서 고마워요."


"출근해요. 자기도 오늘 잘 보내요~~^^"


"어, 머리 커트 더 했어요? 잘했네. 잘 어울려요."


"와, 여권사진 잘 나왔네요. 사회 초년생 같아요."


"어머니한테, 전화해 줘서 고마워요."


"동생한테, 선물 보내줘서 고마워요."


"아이들, 집에 있을 때, 잘 케어해 줘서 너무 고마워요."


"집에서 자기가 아이들 잘 케어해 주니, 아이들도 잘 커주는 것 같아 너무 고마워요."


언젠가부터,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니, 둘의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앞으로도 아내에게 자주,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사랑해요." 말할 거다.


나는 속으로, '아내를 행복하게 해 주려고 결혼했지.'라고 자주 생각한다.


그리고 여태껏 안 맞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어서, 다투더라도 "이럴 거면, 이혼해."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 보지도 않았다. 


이 말도 혼자서, '이혼'이라는 말을 꺼내는 즉시, 여자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고, 폭력이라도 생각했다.


1년 정도 연애만 하고, 잘 모르는 남이었는데, 나 믿고 결혼해 온 연약한 여자인데, 


"이럴 거면, 이혼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언어적 폭력 같았다. 그래서, 신혼 초에 다툴 때, 저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오더라도, 끝까지 끝까지 참으며 내뱉지 않은 말이었다. 그것 하나는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보다는,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사랑해요."라는 말을 더 자주 쓸란다.


그런 말이 많아지면, 일상이 행복해진다.




#글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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