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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Jul 04. 2024

 제 사주에는 (쇠) 금이 없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결혼 전 총각 시절에,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뭐 특별하게 공부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4년제를 선택하지 않고 취업이 빨리 되는 2년제를 선택했었고, 하지만 졸업하면서 이런 것이 나의 길은 아니다 싶어서, 다시 수능 재수해서 4년제를 다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뾰족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영문과 들어가서 교직은 이수했지만, 늦은 나이에 임용시험까지 통과하기가 현실적으론 쉽지 않았습니다. 20대 후반에 다시 4년제 입학하게 되어서,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임용시험을 위해서 몇 년간 공부만 할 수 있는 입장은 되지 못했습니다. 4년제 졸업은 했는데, 솔직히 나이는 핑계이고 임용시험에 붙을 자신도 없었습니다. 제거 영어를 어릴 때부터 잘했던 것도 아니고, 나이가 있다 보니까 어릴 때, 학원 다닌 거라곤, 영수학원 1년 다녔었나, 어릴 때부터 영어 어학원 다닌 젊은 친구들을 이길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졸업하고 나서도 한 마디로, 빌빌거렸습니다. 공무원 공부한 답 시고 고시원에 들어가 시간이 되면 공무원학원 가서 공부하고 마치면, 고시원 와서 영상 보다가 잠 오면 자고, 참 답답한 생활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 당시 나이대가 30대 초반이었습니다. 솔직히 나이는 찰 만큼 찼는데, 뭐 번득하게 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영문과 졸업장과 교직 이수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학원 강사로 취업은 할 수 있었지만, 그 나이 되도록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으니까, 이성과의 교제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 어느 누가 결혼 자금 하나 없는 나이 든 남자를 사귀려고 하겠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엔 '이번 생을 글렀다'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에 제 인생이 너무 안 풀리는 것 같아서, 타로 사주를 보러 갔습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입장이어서 그런 미신? 같은 거 믿으면 안 되는데,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것으로도 제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사주 보러 들어갈 때는, 주변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저 혼자 눈치 보면서 가게를 들어갔던 것이 기억납니다. 


타도 사주를 보는 타로사가 타로로는 뭔가 개운하지 않은지, 사주로 더 자세히 보자고 합니다. 뭐 비용을 더 내라는 의미인지? 사주를 봐야지만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답답한 마음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음.... 그쪽 사주에....(쇠) 금이 없네요... 특별히 잘못되고 한 것은 없는데, 금이 없어... 그리고 여자도 없네그려... 쯧쯧쯧..."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요?


직장생활을 물론 늦게 했지만, '왜 모이는 돈이 없지?'라고 한 번쯤 생각은 했었는데, 인생 전체를 봐도 돈이 안 보인다니, 참 황당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사주에 여자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뭣이, 나는 하나도 없니~!'라고 생각하며 더 황당해했습니다. 그런데, 그 타로가께서, "2~3년 안에 여자 한 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이 아니면, 여자는 진짜 없어"라고 하더군요. 이걸 믿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헷갈렸지만, '에잇!'하고 기분이 찝찝한 채로 가게를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러 갔다가, 마음만 더 복잡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시절을 보내고, 그로부터 10년 훨씬 더 지난 지금,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들,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애들 아빠가 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와이프 사주에 금이 있어서, 지금 이 정도라도 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열심히 애들 먹고 싶은 거 먹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제 사주? 에 돈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10억을 벌자!'와 같은 것이 제 인생 목표는 아닙니다. 그리고 돈이 제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가치는 아닙니다. 지금 큰돈을 벌지 못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명확한 삶의 가치가 있어서입니다.


제 삶의 가치는 '보다 더 바르게 살자'입니다. 가끔씩 이런 별명을 불릴 때도 있었습니다. '바른 생활척 사나이'. 이 말은 바른생활하는 사람 같으면서도, 도서관 가서 하루종일 있을 것 같은 사람인데도, 놀 때는 잘 노는, 노래방 가서도 춤추고 잘 놀고, 술도 많이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저는 그런 별명이 좋았습니다. 저도 알게 모르게 그런 바른생활을 하는 것이, 제 몸에 맞았던 거 같습니다. 비록 20, 30대에 화려한 삶을 살지는 못했어도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특별한 계획이 없었어도, '바르게 살아야지'라는 무언의 목표는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니 큰 실수하지 않고 모나지 않고 지내왔던 거 같습니다. 


지금도 '보다 더 바르게 살기'를 실천하기 위해 3가지 인생템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동, 독서, 그리고 글쓰기입니다. 이 세 가지 아이템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것들입니다. 이 세 가지를 하려고 노력하는 ㅏ자체가 좀 더 바르게 인생을 사는 모습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보다 더 좋은 생각을 하게 되고, 긍정적으로 살게 되고, 아이들에게 좋은 본이 되기도 하고, 아내에게도 좋은 남편이 되려고 하고, 제 스스로의 인생에서도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싶기에 이 세 가지를 하려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 같습니다.


제 사주에는 돈이 없지만, 바르게 살려는 마음은 충분하기 때문에 보다 행복한 것 같습니다.

제가 눈 감는 순간, 제 인생이 아름다웠노라고 마음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바르게 살았노라'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충분히 인생 살다가, 언젠가... 눈 감는 순간, '아, 내 인생이 아름다웠노라'라고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는 그런 가치를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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