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랑바쌈 Nov 03. 2023

동안과 노안

딱 나이 만큼만 늙어보이고 싶다.

나는 동안과 노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앞의 안은 얼굴이고 뒤의 안은 눈이다.

동안은 숨길 수 없지만,

노안은 쉽게 들키지 않는다.

눈가의 주름이나 흰머리로 드러나는 게 나이인지라 

노안으로 타인에게 내 나이를 증명하기란 어렵다.

핸드폰을 보려고 안경을 머리위로 들어올리는 모습을 억지로 연출하지 않는 한.

어려보인다고 자랑질인가..싶겠지만, 아니다.

나는 정말이지 심각하게, 아니 처절하게, 동안인 것이 못마땅하다.

제 나이의 젊음은 싱그럽고 매력적이지만

나이든 동안은 그렇지 않다.

그냥 쭈굴쭈굴하게 어려보일 뿐이다.

그래서 동년배에게는 어리다고 무시당하고,

젊은 이에겐 매력없는 아무개로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나도 흰머리가 좀 났으면 좋겠어"

흰머리를 뽑다가

머리카락이 남아나지 않겠다며 포기한 아내에게

별 생각없이 한 마디 했다가 저녁을 굶을 뻔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동안이셨다.

고희도 한참 못채우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동안이라고 오래사는 것도 아닌가보다.

도대체 남자 동안의 장점은 무엇인가?

작가의 이전글 장사의 기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