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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작가sun Feb 19. 2021

'악다구니' 안 해도 괜찮아!

'악다구니'를 권하는 사회.

[악다구니: 기를 써서 다투며 욕설을 함 ]

뜻 그대로, 나는 '기'를 써서 다투는 행위 자체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왜 굳이 기를 써서 화를 내어야 하는 것일까? 로는 나의 이런 기질이 억울하거나 바보스럽게 보일 때도 있나 보다.


"아이가 이번에 휴대폰을 사서요. 가족 할인으로 묶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네. 고객님. 기존에 할인으로 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아! 그럼 기존 거는 매장을 내방하셔야 합니다.

가까운 지점~~   "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통화를 끝낸 나에게, 남편이 하는 말.


"요즘 시대에 무슨 내방이야, 한 소리 좀 하지 그랬어"

"어??"


순간, '뭐라고 했어야 했나? 내가 바보 같았나' 하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저게 뭐라 할 사안인가?

 저 상담원 잘못도 아닌데 왜!'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냥 넘어간다.


살면서 이런 경우가 더러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뛴다고 아랫집 여자가 밤낮으로 뛰쳐 올라왔을 때도, 티브이 인터넷 약정이 다 되어서 상담을 할 때도..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사소한 갈등 속에서 나는 '악'을 쓰기보다는, 차분한 해결을 원했다. 그런데, 그럴 때면 주위의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말.

그럴 때 무조건 더 세게 나가야 돼.
아니면 손해 본다니까!


는 굳이 그 사람들과 내 '기'를 빼내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을 뿐인데, 왈가왈부한다고 해서 상황이 조금 달라질지언정, 더러워지는 내 기분은 누가 보상해 준단 말인가.


그렇다고 내가 마냥 순한 성격은 아니다. 할 말 다 하는 직선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굳이'하는 상황에서는 내 '기'를 빼내어 기분 나쁜 상황을 만들고 싶다. 상대방이 아닌, 그렇게 악다구니를 퍼부은 후 기분이 나빠질 '나' 자신의 멘털을 위해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참 '악다구니'를 좋아 하는 것 같다. 아니, 악다구니를 해야 이겼다고 생각 하는 건지,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라는 말이 있는 것만 보아도 말이다.


'악'을 쓴다는 건... 굉장히 피곤한 행위이다. 그런데 왜 '악'을 쓰지 않는다고 손해 보는 사람이란 생각을 하는 것일까?나는 '악'을 쓰는 사람들은 그 행위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에 그렇게 해야만 자신의 속이 후련해지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물론, 진짜 '악'을 써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리고 상대를 이겼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것일지도...


그러니 부디 그런 성향이 아닌, 갈등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억지로 '악다구니'를 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악'을 쓰지 않는다고 '바보'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남들과 다른 내가 이상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한적도 있지만, 이젠 나이가 먹어감에 '나'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누군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부디 남이 보는 '나'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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