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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실 Dec 12. 2024

[ 오늘은, 여기 ] 21. 계리사, 짹짹

사회초년생 희망편

 21번째 인터뷰이는 보험계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사회초년생 짹짹이 님입니다.     


 목차

1.    인물소개

2.    보험회사와 계리사

3.    오늘 여기의 나 : 자격증이 없어도 계리일 합니다!

4.    삶에 대한 평가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6.    기타질문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8.    마침


이름(별명) : 짹짹이

나이 : 28세 

성별 : 여성

학력 : 학사 / 통계학

경제력 : 풍족하지 않은 1년 차 사회초년생 정도. 그래도 내가 우리 집에서 제일 잘 벌어요.(1인 가구)




1. 인물소개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 나이, 성별(성 정체성)

 안녕하세요. 저는 짹짹이고, 지금 28살 직장인입니다. 일을 시작한 지는 이제 1년 조금 넘었어요. 대학은 통계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보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고, 보험사의 부채를 얼마나 쌓아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력은?)     


 1인 가구라 제가 제일 잘 벌고 있긴 한데, 풍족하지는 않습니다. 딱 1년 차 사회초년생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2. 보험회사와 계리사


 보험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영업을 하는 보험설계사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먼저 보험회사에 대한 선입견을 깨 주신다면?

보험회사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죠.


 보험회사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으로 분류가 되어 있고, 그런 대기업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숨겨진 꿀자리가 아주 많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보험은 금융업에 속하다 보니까 똑같은 일을 해도 연봉이 더 높을 수 있어요.

 

 똑같은 회계팀이라고 한들, 보통 신입으로 들어가면은 신입 초봉이 다 똑같잖아요.

 

 근데 금융 업계의 평균 연봉이 조금 높으니까, 보험 회사의 회계팀이 더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죠.


 본인이 가고 싶은 직군이 있는데, 지원할 때 보험사라고 해서 꺼리지 말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지원한다면 아마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현재 짹짹이 님이 회사에서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는 현재 결산업무와 대내외자료 송부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험계리사라고 합니다. 계리사는 보험사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예요. 주로 하는 업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보험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걸 보장해 주고, 얼마의 보험료를 내고 이런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그런 상품의 가격을 측정하고, 어떤 보장을 해줄 것인지, 상품과 관련된 업무를 계리사가 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판매할 상품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죠.


 두 번째로는 제가 하고 있는 결산업무입니다. 


 보험을 팔고 나면 보험료가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럼 보험료는 얼마나 들어왔고 보험금은 얼마나 나갔는지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향후에 나갈 지급보험금을 회사의 부채로 쌓아두는 일을 합니다.


 지금 우리 손해율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를 보는 것도 제가 하고 있는 일이죠.

 추가적으로 이것도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준비금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그와 관련된 외부 자료를 만들어서 보내는 일들도 해요.




3. 오늘 여기의 나 자격증이 없어도 계리일합니다!


 계리사라는 직업이 상당히 낯설게 들립니다어쩌다 계리사의 길을 가게 되신 건가요?

 첫 번째로 제 친척 중에 계리사가 한 분 계세요. 고등학생 때 엄마가 그분이 돈을 잘 번다고 말씀하셨죠. 그 이야기를 듣고 막연하게 ‘좋은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다음 두 번째로 제가 고등학교 때 수학을 제일 좋아하고 잘했어서 학원 선생님이 통계학과를 가보라고 했어요. 통계학과 좋은데?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느 날 학교 자습실에 있는 뭐 유망한 진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런 느낌의 책이 있어서 봤는데, 거기 통계학과가 유명한 과다, 통계학과를 나오면 할 수 있는 직업으로는 계리사가 있다, 그런 얘기가 있는 걸 본 거예요.


 그래서 됐다. 오케이, 나는 통계학과 가고 계리사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통계학과랑 계리사가 막 그렇게 연관이 있진 않은 거 같아요.


(학교에서 배운 게 그다지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계리사 일을 할 때 통계를 쓸 수는 있긴 한데, 사실 통계라는 게 다양한 곳에 쓰다 보니까 굳이 계리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보통 통계학과 출신들은 데이터 분석 쪽 이런 데 많이 가요. 그러다 보니 제가 대학 면접 볼 때도 계리사 되고 싶어서 통계학과 가고 싶다고 얘기하면 다들 의아한 눈빛으로 봤어요.


 애초에 계리학과도 있고. 굳이 통계학과를 갈 필요는 없었던 거 같아요.


 다만 그때는 내가 진짜 계리사가 될지 아닐지 알 수 없는 거잖아요. 러프하게 생각해서 통계학과를 간 거죠.
 
(조금 넓은 선택지를 갖기 위해서였군요.)     


 네. 계리사가 안 돼도 다른 분야에 취업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통계학과로 진학을 했고, 결국에 계리 업무를 하고 있죠.     


 계리사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될 수 있나요자격증이 있는 건가요아니면 해당 업무를 하는 사람은 모두 계리사라고 불리는 건가요?     

 계리사 자격증이란 게 존재합니다.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계리사라고 하는데 저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같이 무자격인데 계리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은 보통 보험계리인이라고 하죠.     


(계리는 자격증이 없어도 되는 건가요?)     


 일단 현재는 법적으로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만 계리직을 할 수 있다고 정해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취업할 때 오버 스펙이 추세잖아요. 그러다 보니 보통은 입사할 때 2차 과목 일부까지 패스하고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아요.


 계리사 시험이 1차와 2차가 있는데, 1차는 패스하고, 2차 5과목 중에서 일부라도 가지고 오는 거죠.


 대부분 계리 업무를 하는 제 또래분들은 다 2차가 몇 개 있고 그런데, 저는 그 힘들다는 무자격증으로 도전해서 성공했습니다!     


 혹시 자격증이 없는 게 추후 계리인으로서의 커리어에 문제가 될 수도 있을까요아니면 일단 계리인으로서의 경력이 쌓이기 시작한 뒤로는 상관이 없는 건가요?     

 회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이 회사에만 계속 있다면 자격증이 없는 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판단돼요.


 하지만 만약 제가 이직을 하려고 한다면 자격증이 있어야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는 건 맞아요.     


(짹짹이 님은 자격증을 딸 계획은 없으신가요?)


 자격증을 딸 생각은 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직장을 다니면서 자격증 공부를 병행한다는 게 너무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딸지 말지 아주 큰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자격증을 따는 게 많이 어려운가요?)     


 이 공부가 사실 1차 진입이 제일 어려워요. 왜냐면은 과목이 많거든요.


 수학도 해야 되고, 법 공부도 해야 되고, 회계 공부도 해야 되고, 그다음에 그걸 위해서 토익 같은 영어 점수도 필요하고 이러다 보니까 (준비할 게) 너무 많잖아요.


 그 때문에 좀 진입하기 어렵지 않을까? 그걸 다 공부해서 한 번에 합격을 해야 되니까.


 그래서 어려운 거지 사실 각각의 과목으로 보자면 그렇게 막 어려운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회계공부를 하지만 회계사보다는 쉽고 법 공부를 하지만 법을 정말 직업으로 할 사람들보다는 쉽고 이러다 보니 과목별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거 같아요.     


 일반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한다고 하셨는데짹짹이 님은 어떻게 취업을 하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현재 첫 회사를 다니고 계신 건가요?

 네. 첫 회사예요. 27살에 졸업해서 그해 6월에 취업했어요. 졸업하고 4개월 만에.


 근데 이전에 인턴 업무도 했었고, 계약직으로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같은 걸 하면서 6개월 정도 일한 적은 있어요. 그래서 일하는 게 완전 처음은 아니었어요.     


(자격증이 없었는데도 취업 준비 과정이 짧았네요?)     


 네. 사실 제가 운이 좀 좋은 편이라서요. [웃음]

 지금 취업한 회사도 처음 지원한 회사예요.


 말씀하신 대로 제가 계리사 자격증이 없잖아요.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도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하는데, 저는 자격증이 없어서 지원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써보고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 아니냐고 그랬어요. 맞는 말인 거 같더라고요. 거의 마감 하루 전인가에 막 써 가지고 제출했는데, 우연찮게 붙었어요.

 [자신의 발언이 재수 없게 들릴까 봐 걱정하는 짹짹이 님]     


  그렇게 취업을 하고 벌써 1년 정도 일을 하셨습니다혹시 회사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게 있다면 출근 시간이 좀 어려웠습니다. 생체 시간을 맞추는 게 사실 1년까지 어려웠고.


 (이제 1년 좀 넘었는데, 계속 어렵다는 뜻 아닌가요?)


 맞아요. [웃음]

 그래서 1년 동안 회사 적응을 잘했느냐 묻는다면 업무적으로는 얼추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생활적으로는 이제 조금 괜찮은 것 같다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제야.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일하는 것 자체보다는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조직체에 소속돼서 그 틀에 맞춰서 살아가는 게 더 힘든 거군요.)


 네. 그리고 보통 취업할 때는 취업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그 뒤 회사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중요하게 생각을 안 하잖아요. 아무래도 취업 자체가 중요하니까. 그러다 보니 거기서 안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하는데, 저는 다행히 정말 운이 좋게도 정말 좋은 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간관계 스트레스도 없어요. 업무적으로도 다 잘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시고 그래서 그것도 괜찮고.


 사실 회사 다니면서 직장 내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아주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스트레스가 있다면 제가 자격증이 없다는 거. 제 동기들은 다 자격증이 있거든요.


 그래서 상대적 박탈감을 조금 느껴요. 팀장님도 앞으로의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야 하지 않겠냐고 걱정해 주셔서 부담감을 조금 느끼고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현재 직장 생활과 공부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스트레스가 유일한 직장 내 스트레스라는 거군요.)
 

 네. [웃음]     


 (아주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4. 삶에 대한 평가 – 그리고 타인


• 현재 본인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 삶은 남들에 비해 좀 편한 것 같다. 남들에 비해 노력 대비 성과가 좀 잘 발생하고 있다. 운이 좋은 편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운 좋은 삶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네. 저는 감사합니다. 제가 전생에 크게 좋은 일을 해서 복을 받나 보다 생각하며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한다면 어떤 식으로 평가할 것 같나요?

 뭐… 희망편?

 남들이 생각하기에도 그런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가 항상 그렇게 얘기하세요.

 어디 가서 그렇게 살겠냐, 너는 지금 편하게 살고 있다.


 저도 인정하는 바이고 제 친구들을 봤을 때도 그렇더라고요.

 사실 제가 투정을 한 번 부린 적이 있어요. 제 연봉에 대해서.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이고 1년 차니까 연봉이 그렇게 넉넉지는 않으니까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저한테 너는 그러면 안 된다 이러더라고요.

 아무래도 보험이 금융업이다 보니까 평균보다는 연봉이 조금 높긴 하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때 남들이 제 삶을 평가하면 그런 고민을 하는 거 자체가 복에 겨웠다고 평가를 하지 않을까.     

• 혹시 나를 어떤 방향으로든 평가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맞습니다!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신 가요?

 어렸을 때는 제가 이 나이 됐을 때 되게 엄청난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제 어느 정도 현세에 찌들어 살다 보니 미래를 그릴 때 평범한 걸 그리게 돼요.


 어렸을 때는 돈도 되게 잘 벌고, 이때쯤엔 결혼해서 집도 사고 이러고 있겠지? 그런 걸 꿈꿨다면 지금은 평범하게 전세 살면서, 네, 서울 전세면 감사하죠. 애기가 있으면 좋고 없어도 어쩔 수 없는 그런 삶에 가끔씩 1년에 한 번 해외 가면 감사한 거고, 이런 평범한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평범함이라고 생각했을 때 이상적으로 그리는 평범함이 딱 그런 느낌일 것 같아요.

그러면 직업적으로는 계속 현재 하는 일들을 꾸준히 정년 때까지 계속해 나가고 싶으신가요?)     


 그쵸. 그쵸. 직업적으로는 이제 자격증 얼른 따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이직도 해서 다른 업무와 다른 회사 분위기도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돌고 돌아서 제일 좋았던 회사를 골라서 정착해서 휴가를 마음껏 쓰며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저는 커리어 하이는 딱히 바라진 않거든요.     


(내가 원하는 평범한 사람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커리어를 원한다.)
 
 네. 이직 한 두 번쯤 해 가지고 연봉이 싹싹 쌓여있는 상태에서 어느 회사에 들어가서, 거기서 조금씩 쪼끔씩 오르면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 붙어있는 그런 커리어.

 이거 어려운 커리어예요. 진짜 중간에 그만 안 두고 계속 일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나의 미래! 정년까지 일하는 사람! 정년 이후에 이제 자영업자!
 영원히 노동자인 삶!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있을까요?

 대학교 때 자격증 공부 열심히 할걸!

 이게 제일 큰 후회인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자격증 공부를 안 하셨나요?)     


 제가 대학교 때부터 자격증 공부를 하긴 했어요.


 하지만 아시죠? 장기 수험생들이 안일한 마음으로 회피하는 거. 물론 지금 장기 수험생으로서 열심히 살고 있는 수험생들도 계시지만 그분들은 그분들이고, 저는 나약한 장기 수험생이었습니다. 공부를 한다는 미명에 위안을 얻는 패션 수험생이었거든요. 


 내가 지금 취업은 못 했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그러니까 난 잘될 거야.


 그렇게 꿈꾸면서 약간 자기 위로 속에 갇혀 사는 패션 수험생이었습니다.

 때문에 그런 마인드를 좀 후회한다.     


• 반대로 내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까요?

 지원서 넣길 잘했다.

 그때는 (자격증도 없으니까)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남자친구 조언을 듣고 지원서를 넣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남의 말은 참 잘 듣거든요.     


(남자친구에게 감사의 말씀을 한 번 전하신다면?)     


 근데 자소서도 내가 쓰고 면접도 내가 잘 본 거 아닌가? [웃음]     




6. 기타 질문


• 결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제 하고 싶어요.     


(‘이제라면 나이가 차서 하고 싶어진 건가요아니면 원래 전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건가요?)     


 제가 대학교 때까지도 저희 부모님한테 그랬어요. 축의금 많이 내고 다니지 마라. 난 결혼 안 할 거다. 그거 다 버리는 돈이다. 아깝다.


 근데 이제 취업해서 돈을 벌면서 독립도 하고, 제 주변 친구들이 결혼을 하는 것도 보다 보니까 뭔가 이 안정적인 삶?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독립해서 살아보니 집에 사람이 한 명 더 필요하더라고요.     


(인간이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느낌일까요?)     


 그렇죠. 예를 들어서 내가 너무 힘들어서 지쳐서 누워 있을 때 지금은 아무도 우리 집을 치워주지 않지만, 결혼해서 배우자랑 같이 산다면 배우자가 도와주겠죠?


 누군가 힘들 때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내가 힘들 때는 내 배우자가 날 도와줄 거고, 반대로 배우자가 힘들 때는 제가 도와줄 수 있고. 사람인(人)처럼 기대는 거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1명이 살아가기엔 너무 하드하다. 2명 정도 팀플레이를 해야 이 세상을 좀 노멀 모드로 살 수 있다는 걸 요즘 깨닫고 있어요. 그래서 결혼이 하고 싶어 졌어요.     


(혼자서는 삶이 너무 힘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는 마음 맞는 좋은 사람과 미래를 함께 꿈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나만의 보금자리도 생기고 하면서 그런 꿈들이 좀 생겼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맞아요.     


• 그렇다면 출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결혼하기 싫다고 생각할 때부터도 아이는 갖고 싶었어요.

 결혼은 모르겠고 아이는 갖고 싶다.     


(그 이유가 뭘까요?)     


 근데 이유는 진짜 모르겠어요. 그냥 작은 생명이 참 좋고, 귀엽고. 부모가 된다는 건 걱정이 좀 되긴 하는데.     

(아이라는 존재가 일단 사랑스러운 가봐요.)
 
 맞아요. 저는 남의 애도 귀여워하고 예뻐하는 스타일이고. 

 물론 저는 알아요. 절 닮으면 내 자식의 외모가.... 

 [짹짹이 님은 말을 잇지 못했다.]    


(외모까지 벌써 걱정하는 거예요정 콤플렉스면 성형하면 되잖아요.)     


 그래서 돈 많이 벌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의) 쌍꺼풀 수술은 중학교 때로 예정이 되어있어요. 절 닮았으면 무쌍일 거라.


 그리고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저희 집 둘째인데 막내랑 나이 차이가 좀 꽤 나거든요. 9살 차이.

 오빠랑 제가 어느 정도 크면서 집안 분위기가 점점 차분해지잖아요. 애기 때는 막 ‘와! 아빠 왔다!’ 이러면서 시끌시끌한데 크고 나면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조용해지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태어나서 저희 집이 되게 화기애애 웃는 집이 되었거든요. 그런 걸 보면 집에 애는 있어야겠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아이는 갖고 싶습니다.     


(아이를 낳는다면 한 몇 명 정도?)     


 미니멈 맥시멈 2명. 오로지 둘. 한 명은 너무 외로울 거 같고 세 명은 제 인생이 없을 것 같아요.     


• 짹짹이 님이 생각하는 저출산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을 만나기부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결혼과 출산이 이뤄지려면 연애부터 시작 해야 되는데 주변의 솔로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사람을 어디서 만나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물론 제 나이가 아직 20대라 결정사(결혼정보회사) 이런 데까지는 아직 알아볼 단계는 아니긴 한데. 그걸 제외하고 애초에 연애 단계부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다음 단계인 결혼이나 출산까지 가기도 어려운 거 같고.


 또 연애를 한다고 해도 요즘에는 너무 정보가 많은 것 같아요.


 옛날에는 우리 결혼할까? 해서 멋모르고 결혼해서 하나하나 결혼 준비하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이랬다면, 요즘에는 너무 적나라하게 현실을 알려주는 정보들이 많잖아요.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지, 결혼 시장의 불합리함은 얼마나 심각한지, 이런 게 너무 잘 알려져 있고. 그렇게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은 안 되잖아요?


 그리고 새로운 가족들이 생기잖아요. 남편의 부모님 그다음에 아내의 부모님.


(가정과 가정이 합쳐지면서 생기는 가족의 확장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네. 그런 거에 대한 무서운 얘기도 많고.

 그러다 보니 결혼을 마음먹는 게 사실 쉽지 않은 현실인 것 같아요.     


(짹짹이 님은 현재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주변에도 더 나이가 많은 여성 직장인 분들이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을 봤을 때는 어때요나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보험사고, 그러다 보니 대기업으로서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다른 회사보다는 그런 제도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가족 친화적인 회사이기 때문에 제가 보는 여성 선배들은 다 가정과 자기 커리어를 잘 양립시키고 계세요. 회사 환경 자체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아서 제가 볼 때 제 앞으로의 인생은 좀 쉬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친구들은 어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짹짹이 님이 지금 놓여있는 환경이 운이 좋게도 내가 원하는 삶을 꿈꾸고 꾸려나가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인데 반해 일반적인 경우에는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네요.)


 맞아요. 하물며 남들보다 조건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저조차도 고민이 되거든요.

 결혼은 언제 하고 아이는 언제 낳아야 할까? 어느 연차 때 해야 내 커리어에 피해를 덜 보고 남들에게도 피해를 덜 줄까? 이런 고민들이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하겠죠.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사회초년생 희망편을 찍고 계시는 입장에서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팁을 알려주신다면?      

< 사회초년생 짹짹이가 알려주는 막내 생활백서! >

 1. 사수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라!


  보통은 내가 속한 팀의 팀장님이 짱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나의 결정권자는 팀장님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차장님, 혹은 다른 분이 결정권자로 계실 수도 있어요. 그럴 때 혼동이 올 수 있습니다.


 하나의 업무에 대해서 누구는 A라고 말하고 누구는 B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둘 모두 내 상사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을까?


 이에 대해 가장 잘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나와 같은 위치에서 몇 년 동안 일을 해온 사수입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사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거죠!


 2. 인사는 다다익선!


 내 성격이 조금 샤이한 편이라도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친밀하게 지내는 게 되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회사 내에서 도는 소문, 예를 들어 무슨 복지가 생겼다,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요. 일을 하다 보면 공지사항 확인을 안 할 때가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소식을 물어다 주는 사람이 있다면 재빨리 신청할 수도 있죠.


 또 업무적으로도 익스큐즈를 할 때 되게 편해요. 아무래도 서로 친분이 없으면 부탁을 하거나 실수했을 때 껄끄러워질 수 있는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생기거든요. 일을 하다 보면 나랑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 부서에도 도움을 청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인사 열심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냥 화장실 가면서 5번 만나면 5번 인사하면 돼요. 그 사람도 매번 정말 반갑게 5번 인사하면 당황스러워하니까 점점 작아지게 인사하세요. 하지만 인사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인사는 해도 해도 부족하거든요.          


 3. 회사 근처 맛집을 알아둘 것!

  보통 막내가 식당을 결정합니다. 회식이든 아니면 팀점(팀 점심)이든 식당을 결정할 때 그 식당 만족도가 높다? 칭찬을 해주십니다. 그 칭찬을 받으면 얼마나 뿌듯하게요!


 맛있게 먹는 저들의 모습! 행복합니다! 그러면 이제 팀장님이 어디 가서 자랑하십니다.


 "우리 막내가 이 식당을 알아와서 갔는데 맛있더라고요. 여러분도 가보세요."


 막내가 다질 수 있는 입지는 이런 것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거 하나하나 쌓아가야 하거든요. 식당뿐만 아니라 탕비실 간식 트렌드도 놓치면 안 돼요.


 "막내 덕분에 이런 것도 먹어보네!" 이런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막내로서 나의 입지와 힘을 다질 수 있는 거죠!     


 정리하자면

 STEP 1. 사수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라

 STEP 2. 인사는 다다익선

 STEP 3. 회사 근처 맛집을 알아둘 것(간식 트렌드도 함께)     




8. 마침


• 혹시 오늘 인터뷰 소감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실 요즘 세상에 누가 한 사람 얘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들어주나요? 어디 가서 연예인 아닌 이상 자기 얘기 풀기 쉽지 않잖아요.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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