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너희가 궁금해졌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이렇게 살고 있나?”
나는 이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기준에 비춰보았을 땐 빈말이라도 좋게 봐줄 수 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다.
잘 팔리지도 않는 웹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재택 투잡으로 버는 고정수입은 약 60만원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지만 그저 인플루언서 호소인
나이 든 부모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캥거루 족
세상에 비춰지는 나의 모습은 얼마나 형편없을까.
다른 친구들이 한 명 한 명 한 사람분의 몫을 찾아가는 가운데 홀로 20대 초반에 멈춰버린 것만 같은 경제력.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보다는 부모님이 내게 용돈을 주지 못하는 것을 미안하게 느끼도록 하는 무능함.
십년 전의 내가 꿈꾸던 오늘의 내 모습은 분명 이것과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걸어온 지난 십년을, 아니 내 삼십년 전부를 후회하느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아마 다시 돌아가도 나는 지금 내가 해온 것보다 더 열심히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여기, 이 나이,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든, 또 어떤 노력을 해왔고, 어떤 시도와 성공과 실패를 했으며, 내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서른 살 나이에 사회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 하나 없는 내 모습을,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상상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어 나는 궁금해졌다.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물론 가까운 친구들의 경우 오랜 시간 서로 교류해왔으니 어떤 시간들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지만, 정말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이가 아닌 이상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대략적’일 수밖에 없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친구들의 오늘마저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래서 나는 묻기로 했다.
너는 오늘 어디에 있을까?
오늘 여기에 오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네가 바라보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오늘 어디에 서서 어떤 내일을 꿈꾸고 있을까?
너를 듣고 이해하고 알아가고, 너를 응원하고, 또 너를 응원하며 나를 위로하고 싶다.
앞으로 몇 명을 만나고, 몇 명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보기엔 정말 평범하고 또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이제 시작한다.
누구도 하라고 한 적 없는데 혼자 도전하는 프로젝트 [오늘은, 여기]
100개의 오늘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