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보름달
열한 번째 인터뷰이는 인스타툰 작가님이자, 실직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새벽세시보름달님입니다.
목차
1. 인물소개
2. 오늘 여기의 나 - 지금 하고 있는 일
3. 반도체 후공정 엔지니어 취업부터 실업예정자까지
4. 삶에 대한 평가 - 나, 그리고 타인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6. 기타 질문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토마토 학교
8. 마침
이름 : 새벽세시보름달
나이 : 30세
성별 : 남성
학력 : 대졸(학사)/ 신소재공학과
경제력 : 미래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부족함 없이 할 만한 정도.
안녕하세요. 새벽 세시 보름달입니다.
서른 살 남성이고요,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현재 반도체 후공정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직업적인 거 말고는 인스타툰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경제력은 뭐 지금 하고 싶은 거는 부족함 없이 할 만한 정도? 근데 이제 미래를 생각하면은 턱없이 부족한 그런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달 말에 퇴사를 앞두고 있어서 좀 걱정이 되죠.
[ 인터뷰는 2024년 6월 중에 진행하였고, 보름달 님은 6월까지 일하고 퇴사할 예정이었습니다.]
하나의 반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가지 과정들을 거쳐요. 크게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후공정은 이제 칩이 만들어지면… 혹시 웨이퍼라고 아시나요?
※ 웨이퍼(wafer)란 반도체 집적회로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TV에서 반도체 관련 영상을 보면 나오는 크고 동그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원판이다.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럼 TV에서 한 새벽 4시나 5시쯤 되면은 애국가가 나오면서…….
(이제는 안 나오지만 옛날에는 나왔던 그거!)
아, 이제 안 나오나요?
(이제는 24시간 스마트 TV라고요.)
그렇네요.[웃음]
아무튼 전공정 단계에서 실리콘 기판에 여러 공정들을 거쳐 칩을 생성해 웨이퍼라는 게 나오면 저희는 그걸 개별 집으로 잘라요. 개별 집으로 자른 후, 전기 배선을 연결해 제품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조립해 주는 패키징 공정을 거칩니다.
(하나의 거대한 과자 덩어리를 잘게 부셔서 포장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이거 딱 그런 느낌이에요.
포장하는 과정에도 여러 공정이 있는데 그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하거나 아니면은 수율이 좀 떨어진다거나 하면 그런 걸 분석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하는 게 저희 공정 엔지니어예요.
(공정 엔지니어는 공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나 문제들의 원인을 찾고 그것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군요.)
정확합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졸업한 곳에서는 철강, 세라믹, 그리고 반도체 이렇게 세 가지를 주로 가르쳤어요. 그중에서 저는 반도체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지금 이 직장에서 2년 조금 넘게 일하고 있고요, 여기가 첫 직장입니다.
(남성분들이 군대 때문에 졸업이 늦어지는 것 치고도 첫 직장으로는 조금 늦게 취직한 편 아닌가요?)
네. 제가 1학년 1학기 마치고 1년 휴학하고, 군대 다녀오고, 그다음 졸업하고 2년 쉬고 난 뒤에 취직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1학년 1학기 하고 나서는, 학교생활이 이게 맞나 좀 싶더라고요.
(대학 생활에 적응이 어려운가요?)
고등학교 때도 한번 자퇴하려고 했어요. 빡빡 교육제도 같은 게 힘들었거든요. 대학교에 가면 좀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비슷한 거예요. 공대라 시간표도 짜여서 나오고.
고등학교 확장판 같은 느낌이라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휴학을 때리고 놀았죠. 도피성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바로 군대로 튀었죠.
(무사히 졸업을 하신 거 보면 제대 후 복학을 해서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셨나 봐요.)
네 맞아요. 딱히 다른 길이 보이는 것 같진 않아서 우선은 다녀보자 해서 다시 다니게 됐죠.
(열심히 공부해 졸업을 하고 난 뒤 2년간 다시 이게 맞나 고민을 하셨던 걸까요?)
[웃음] 이게 맞나 고민한 것도 있는데, 마침 코로나 때였어요. 남들 노니까 나도 놀자 하고 놀았죠. 그러고 난 뒤에 취업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배울 게 많으니까 재밌었는데…….
제가 다루는 반도체가 첨단은 아니거든요. LCD IC 칩 패키징을 해요.
요즘 LCD 모니터 안 쓰잖아요. 주로 LED나 OLED 쓰고. 근데 중국 쪽에서 아직 LCD가 팔리고 있어서 저희는 그쪽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최신 기술이 아니다 보니까 어느 정도만 배워도 좀 정체되는 느낌이 있었죠.
(더 성장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군요.)
예. 그렇죠. 그런 느낌을 많이 받으니까 그때부터 재미가 없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가 어려워졌죠. 그래서 지금 다 권고사직으로 내보내는 것까지 왔어요.
(앞서 퇴사 예정이라고 말씀하신 게 회사 사정으로 인한 권고사직이었군요.)
네. 아예 저희 회사의 사업부가 없어져요.
사실 원래도 나올 생각이긴 했는데…….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쪽으로 길을 이직을 준비하실 계획이었나요?)
아! 그거보다는 제가 내일 체험 공제를 했었는데 6월이 만료거든요. 그래서 그것만 보고 왔죠. 6월만 지나 봐라 바로 나간다! 딱 그 마인드로 버티듯이 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6월에 나가래요. 심지어 권고사직이라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어. 하늘이 도왔다. 이거는 나가야 된다! 그렇게 된 거죠.
사실 되게 혼란스러워요.
제가 어제[인터뷰 전날 죵죵님의 인터뷰가 업로드되었다.] 올라온 인터뷰 봤거든요.
‘30년 동안 내가 이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대목에서 되게 공감을 많이 했어요.
고작 2년도 지루하고 힘들고 재미없었는데, 앞으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이직을 생각해야 하는데 뭔가 다른 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사업을 하거나 작가가 되거나.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결정을 내린 건 없어요.
(아직 구체적인 미래 계획 없이 고민 속에서 그저 다가올 퇴사와 권고사직으로 인한 실업 급여를 기다리고 있는 거군요.)
네. 반도체 쪽으로 이직을 하려고 해도 제가 경력으로 들어가기에는 근무 기간이 너무 짧고.
중고 신입이라고 해서 1~2년 정도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 신입으로 들어가는 게 있는데 이직한다면 그걸 노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고민이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 유튜브로 그런 걸 많이 봐요. 퇴사해서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 같은 거요.
거기서 하나같이 하는 말이 다른 일이든 이직이든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하라는 거예요. 그래야 좀 심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실패해도 돌아갈 데가 있으니까.
근데 저는 일단 퇴사가 아예 코앞으로 딱 정해져 버린 거니까 퇴사 후에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를 한다고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일단 인스타툰도 사실 2년 전부터 생각을 했던 건데요. 그때 한 번 몇 화를 올렸었는데, 도저히 못 보겠어서 삭제하고 올해 다시 시작한 거거든요, 올해.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올리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좀 더 익숙해지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까지 늘려서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이제 막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도 좀 더 노력해서 퀄리티 있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거를 전달하고 싶어요.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으셨나 봐요.)
작가라는 꿈은 되게 옛날부터 꿔왔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써봐야겠다는 것까지만 생각하고, 실제로 쓰진 않았었죠.
(이야기라 함은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걸까요?)
네. 소설. 근데 요즘에 글을 좀 써보면서 느끼는 건데, 저한테는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잘 써지더라고요.
재미있진 않지만 뭔가 내 이야기를 고해성사하듯이 풀어놓게 되더라고요. 그런 거를 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이런 게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그런 점에서 또 인스타툰을 시작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나 목적보다는 내 이야기를 풀어놓으려고.
(현재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이미 무언가 준비를 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제가 라비니야 작가님 클래스를 듣고 있거든요. 지금까지는 그냥 짧은 글 위주로 썼는데 이번에 또 신청한 3기에서는 지금보다는 긴 글을 쓸 것 같습니다. 따로 웹소설을 써보려고 노력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올해 안에 출간해 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인 목표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음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아주 대견하다.)
네. 대견하다.
올해 시작한 게 많아요. 인스타툰도 하고 작가로서 활동하기 위해서 클래스도 듣고. 웹소설도 쓰려고 하고 있고. 뭐 이것저것 시작을 하고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으니까.
저는 지금 그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좀만 더 열심히 하면 좋겠는데 아직은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는…… 하나만 열심히 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뭔가 이것저것 하지 말고 한 길만 파라. 뭐 취직할 거면 취직해서 그것만 하고, 뭐 작가할 거면 글이나 열심히 써라.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오히려 요즘은 워낙에 다양한 일들을 하고 N 잡이 흔한 시대가 돼서, 오히려 그런 것까지 하고 있냐며 신기하고 대견하게 여기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제가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한테 하는 편이 아니어서.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평가를 들어본 적은 없었군요.)
예. 한 번도 없기 때문에 그냥 생각만 해보는 거예요.
만약에 성과가 좀 있다고 하면은 대견하다고 해주지 않을까요? 지금은 아무것도 [성과가] 없는데 나 이런 거 하고 있다고 하면은 좀 걱정하는 의미에서라도 하나만 하라고 않을까?
그래도 한두 명쯤은 대견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야 마음이 안 상할 것 같은데.[웃음]
한 가지 엄청 후회하는 게 있어요.
또 INFJ 특 과거를 되게 많이 생각하거든요.
[새벽 세시 보름달님은 MBTI 과몰입러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제가 군대 입대까지 얼마 안 남았을 때예요.
그때 할머니가 병원에 가셔야 했고, 엄마가 저한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근데 입대가 일주일밖에 안 남고 그러니까 너무 놀고 싶은 거예요.
(어릴 때니까.)
예. 어리기도 했고.
아마 메이플하고 있었을 거예요. 뭐 여름방학 이벤트였나 무슨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병원이 되게 가까웠거든요. 집에서 한두 블록? 할머니가 거동하시는데 전혀 지장이 없으시기도 했고, 그래서 저는 집에서 게임을 하고 할머니 혼자 병원에 가셨어요.
‘할머니 갔다 올게.’하고, 저는 ‘다녀오세요.’하고 그 뒤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보통이라면 대기가 길어도 1시간 2시간 안에는 오셔야 하는데 오후가 돼도 안 오시는 거예요. 근데 다른 가족들도 안 와요.
엄마한테 전화해서 ‘왜 아무도 안 와요? 했더니 [할머니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거예요.
집에서 두 블록 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다행히 아주 크게 다치진 않으셨는데 차가 지나가면서 발을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넘어지셔서 입원을 하셨어요.
(나이가 들면 넘어지기만 해도 입원할 수 있으니까 더 위험하죠.)
어, 그때 너무…….
(죄책감이 컸구나.)
네. 죄책감이 크더라고요.
군대 가기 전날에 할머니 이렇게 병상에 누워 계신 거 봤는데.
할머니께서 저한테 잘 다녀오라고 하시는데, 내가 그때 게임 안 하고 같이 갔으면은 아무 일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훈련소 가서도 계속 그 생각이 나고.
제가 엄마 아빠랑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같이 살았어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할머니가 많이 거의 키워주셨죠. 그러니 더 죄송하고.
그때 발을 한 번 다치시니까 잘 안 나으시더라고요. 지금은 아예 못 걸으셔서 그냥 침대에 누워 계세요. 집에서 모시고 계시거든요.
(혹시 그때부터가 문제였을까 하는 후회가 있나요?)
네. 그 생각이 항상 많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 인터뷰이 분들이 말씀하신 거처럼 여태까지의 선택이 나를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 그 말처럼 저도 딱히 후회되는 건 없는데 그 일은 되게 후회돼요.
(평생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그렇죠.[한숨]
(하지만 못 걷게 되신 게 꼭 그때 교통사고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나이가 드시기도 했고, 오랫동안 몸을 쓰셔왔으니까. 그리고 할머니는 손자가 이렇게 죄책감 갖길 원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그 뒤로 잘해드려요. [웃음] 어디 외식하실 일이 있으시면 제가 휠체어 앉혀드리고 다시 눕혀드리고.
이것도 가족이랑 연관되게 생각되더라고요.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할머니 생각도 하고 가족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전역하고 나와서 어버이날이 왔을 때 선물을 드리면서 엄마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처음으로 말해봤어요.
(살면서 처음으로?)
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지막……?)
그래 그래서 그때가 되게 잘했다.
(왜, 왜 마지막이에요? 그로부터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
아, 되게 부끄럽더라고요. 보통 이제 한 번 하고 나면은 두 번째는 쉬워진다고 하는데 전혀…….
(부모님께서 좋아하셨어요?)
무척 좋아하셨죠.
(그렇에 좋아하셨다면 한 번 정도 더 할 법도 한데…….)
쉽지 않아요. 쉽지 않아. 나중에 결혼할 때.
(나중에 가면은 그때 더 많이 말씀드릴 거라고 후회하지 않겠어요?)
근데 후회 안 할 것 같은데. 아, 살아한다고 말씀을 드려봤다. 끝. 아 평생 못 해본 사람도 있는데 난 해봤다.
(아우 나중에 아들 낳기 싫다.[웃음])
[웃음] 그때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도 알바하면서 처음 번 돈으로 막 홍삼 세트 사드리고 했는데 되게 기억이 나요. 맨날 받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해드렸다는 거.
먼 미래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고요. 그냥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라 나의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나만의 사업이나 창작.
(회사에서 일하면서 인정을 좀 못 받으셨다던가 그런 일이 있었나요?)
저는 회사에서 인정을 많이 받았어요. 작은 중소기업이다 보니까 뭘 해도 잘한다 잘한다 이렇게 해주셨거든요. 함께 일하는 사람은 좋았지만 그래도 일이 재미가 없고 나만의 걸 좀 해보고 싶어요.
정확히는 사업 같은 거보단, 내가 창작한 이야기나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줬을 때 뭔가 감명받는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즐겁다든지?)
예. 즐겁다, 짜증 난다.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거나. 그런 작은 영향력이라도 퍼트릴 수 있는 창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 회사 생활을 하는 나의 모습보다는 무언가 창작하면서 살아가는 나의 미래 모습이 더 쉽게 상상되고 더 즐거운가 봐요.)
네. 그게 즐거워요.
무조건 하고 싶어요.
(무조건! 어째서 무조건 하고 싶으세요?)
뭔가 결혼이라는 게 되게 낭만적이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평생을 함께 보낸다는 게 되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결혼이 낭만적이라서 하고 싶은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도적으로 이렇게 묶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조금 싸우고 기분 나쁘더라도 당장 헤어지지 않게 되고.
너 나랑 결혼했어, 어딜 가! [웃음]
(이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거죠.
연인 관계면 그냥 헤어지면 헤어지는 거예요. 근데 결혼했으면 [헤어지기 위해서] 이혼이라는 절차를 한번 거쳐야 하잖아요. 그럼 내가 그럼 내가 한 번 더 참고 이해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더 있으니까 좋지 않을까요?
(혹시 본인이 꿈꾸는 결혼 생활은 어떤 모습이에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으세요?)
꿈꾸는 결혼 생활……. 약간 친구 같은? 좀 티격태격하면서.
(소꿉친구 같은 느낌으로 지내고 싶은 거구나.)
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느낌이 좋을 것 같아요.
(여태까지 들어본 대답 중에 가장 로맨틱한 대답이었어요.)
아이도 혼자는 외로우니까 2명, 3명 정도 낳고 싶어요.
근데 그거는 저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
(현실적인 걸 떠나서 이상만 생각했을 때 아이를 둘 이상 가지고 싶다는 거군요.)
그렇죠. 둘 셋 있으면은 좀 왁자지껄하고 재미있지 않을까요?
첫째는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친구들 보면 누나 있는 애들이 좀 더 다른 애들보다 더 어른스럽고 사려 깊은 것 같더라고요.
또 딸이 또 귀엽고 이쁘니까요. 아들은 소용없어.
(지금 자기가 아들이니까. 사랑한다는 말 일생에 딱 한 번이면 된다는 아들.)
[웃음] 그렇죠 그렇죠. 아들은 진짜 소용없어요. 딸이 최고예요.
저희는 아들 둘이거든.[절레절레]
(아이를 많이 낳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많이 낳고 싶다기보다는 혼자면 [아이가] 좀 외로울 것 같아요. 아예 안 낳으면 저희가 좀 외로울 것 같고.
(부부 둘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형제로 태어나다 보니까 있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애기들 귀엽잖아요. 막상 키우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각이 많아져서가 아닐까요?
(그런데 [인터뷰이들이] 진짜 이런 말 많이 해요. 생각이 많아져서라고.)
그렇죠. 뭔가 내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고, 내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든데 애 낳아서 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지 않을까요?
아마 그것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아 나 혼자 살기도 힘들 것 같은데 결혼해서 애까지 낳아서 살 수 있을까?)
네. 이 돈으로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까? 몇억씩 든다는데?
애 안 낳으면은 조금 더 나은 생활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 많이 하지 않을까요?
저는 머리가 꽃밭이라, 그냥 어떻게든 잘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웃음]
(약간 낙천적인 성격이시구나.)
그러려고 많이 노력해요.
(저는 이런 낙천적인 분들이 세상이 있어야지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진지하게 이딴 세상에서 결혼은 어떻게 하고 애를 어떻게 낳아?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너무 슬프니까요. 새벽 세시 보름달님이 반드시 결혼해서 아이를 셋 낳으시길 너무 응원합니다.)
제 인스타툰을 홍보하겠습니다.
▼ 보름달 님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m3_fullmoon?igsh=MWlkYXU0azBibDRseA==
그리고 제가 버니즈거든요. 이번에 뉴진스 컴백했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6월에 또 앨범 나오거든요!
(인터뷰 보신 분들 꼭 뉴진스에게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제가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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