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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여자 Sep 04. 2015

월간세여자 2호

2015년 9월호

대화(對話):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음. 또는 그 이야기


 세여자의 9월의 주제는 '대화'이다. 대화를 주제로 놓고 보니 생각보다 일상생활에서 타인과의 대화 외에도 다른 많은 대화들이 있더라. 책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잔잔한 음악을 통해 혼자만의 생각과 고독을 느껴보는 것도 결국은 나와 작가, 혹은 나와 나의 마주 대함이 아닐까.

 월간세여자 9월호에서는 대화를 주제로 가을과 어울리는 책들과 감성곡들,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에 있어 에티켓을 지켜줄 구강청결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자1. 이달의 책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니기 좋은 날씨에 하늘도 높고 단풍이 지는 가을은 어쩌면 책 읽기 제일 힘든 계절이기 때문에 그럴수록 열심히 읽으라고 어른들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붙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좋은 계절에 읽을만한 9월의 추천도서는 아래의 세 권. 이번 달 월간 세 여자의 주제인 '대화'를 염두에 두고 고른 책이다.



1.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다니엘 글라타우어)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가 쓴 장편소설. 평범한 30대로 딸과 아들의 엄마인 웹디자이너 에미, 그리고 언어심리학 교수인 레오의 이야기. 잘못 보낸 이메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이메일도 편지니까 서간체 소설이라 볼 수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것은 마음이 담긴 메일이므로 타인의 메일함을 훔쳐보는 것 같은 구성이 흥미롭다. 핸드폰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요즘을 생각하면 메일로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꽤나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한다. 이메일이 아날로그가 되어간다니-

현실에 발 딛지 못한 두 사람의 관계.

상대를 선택하려면 내가 가진 것을 버려야만 한다. 과연 여러분은 어떤 결말을 원하는가?



2.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라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에세이. 이 책은 분류가 어렵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죽음 이후에 발견된 원고 중 작가가 '불안의 서'라고 이름 붙인 글과 흩어져 있는 글 중에 '불안의 서'로 들어와야 할 글을 페르난두 페소아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한 데 묶었다. 글 속 화자는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라는 지극히 평범한 부회계원으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분신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자서전이 될 수도, 소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단 한 문장만 읽는다 해도 독자에게 충만함을 주는 글이다. 가을 바람과 함께 페르난두 페소아의 문장을 읽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3.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크리스텔 프타콜랭)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지? 아니면, 나는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을 법한 책이다. 사실 그런 사람들의 특성상 은유나 비유가 아닌 직설법으로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표현한 글을 읽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청 반짝반짝한 눈으로 기대에 차서 읽기 보다는 '그래, 작가 네가 얼마나 파악했나 볼까?' 하는 생각으로 팔짱을 끼고 읽었다.

읽고 난 후 이 책은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권할 책이 아니라,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여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자.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후 그들과 대화해 볼 것-





여자2. 이달의 상품


대화라는 주제를 잡고 나서 대화와 관련된 상품을 뽑으려고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왜 입냄새였을까. 대화에 있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투와 들어주는 올바른 자세도 필요하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에티켓 아니겠는가. 아무리 깨끗하게 이를 닦는다고 해도 상쾌한 입안 공기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 더구나 하루 종일 말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만 하다, 마른 땅에 단비같이 평소 마음에 들던 동료가 말을 걸어왔는데 무방비 상태로 입을 벌렸다간... 어휴...

여자2가 추천하는 9월의 상품은 입냄새 긴급처방에 효과적인 구강청결제들로 준비했다.


1. 퍼지브러쉬(일명 씹는 칫솔)

생긴 모양새는 딱 초등학교 앞에서 볼 법한 캡슐(일명 뽑기)의 형태를 하고 있다. 캡슐을 살짝 비틀어 열어보면 삐쭉삐쭉 심술 난 이빨 모양의 주인공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칫솔모 사이사이에 있는 알갱이들은 얼핏 보면 오히려 이를 썩게 만들 설탕 덩어리 같이 보이지만, 이것이 바로 치약 역할을 하는 자일리톨과 아로마민트이다. 입 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기만 하면 실제 양치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난다. 단, 너무 의욕적으로 칫솔질을 하다가는 격한 입 운동으로 인한 우스운 꼴과 침 흘림을 주의해야 한다.
다 사용한 칫솔은 다시 캡슐에 넣어 버리면 된다.



2. 리스테린 네츄럴 그린티

가글 중에서 리스테린 만큼 개운한 맛을 따라올 자는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리스테린의 가장 큰 단점 중에 하나가 바로 맵다는 것! 입 안에 넣고 몇 번 오물거리기도 전에 혀 끝까지 알싸한 맛이 전해져 혀에 마비가 올 지경! 리스테린의 매운맛이 걱정이라면 이제 리스테린 그린티를 사용해보자. 불소 함량이 두 배로 늘어난 것뿐 아니라 맛도 부드러워서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대체로 리스테린은 대용량 용기에 담겨 나오는데, 구할 수 있다면 증정용 작은 용기에다 덜어서 들고 다니면 좋을 듯.



3. 멘토스 퓨어 후레쉬

입을  오물오물하는 것도 입에 넣었단 액체를 뱉어내기 난감하거나 귀찮은 때라면 작은 사탕 하나를 입에 물어보자. 녹차추출물이 함유된 페퍼민트의 향이 입 안 곳곳으로 퍼져나가 양치하지 않아도  양치한 것 같은 상쾌함을 불러온다. 개인적으로는 감각 돋는 철제 케이스가 더 마음에 든 건 사실! 가방 속에 넣어두고는 급히 입냄새 제거가 필요할 때 긴급처방으로 최고다.





여자3. 이달의 노래


1. 바람, 그대 (sung by 성시경)


단숨에 날 헝클어 버렸네 바람이 가을이
그대가 그리워 다시 가을인 걸 알았네
울지는 않지만 간신히 담담한 나를 이렇게 또 헝클어




2. La vie en rose (sung by Melody Gardot)


Des nuit d'amour a plus finir,                              사랑의 밤들이 끝나고
Un grand bonheur qui prend sa place,                        그 자리는 전정한 행복이 차지하네
Des enuuis, des chagrins s'effacent                         권태와 근심들도 사라지니
Heureux, heureux a en mourir!                               행복, 죽도록 행복하네



3. やわらかな夜 [Yawaraka Na yoru] (sung by Orange Pekoe)


明日へ向かうベランダで
내일로 향하는 베란다에서
淺き夢のあとは この手の中に
얕은 꿈의 뒤에는 이 손 안에
はかなく脆くて强い想い
덧 없고 여려서 강한 생각


바람이 불면 마음에도 파도가 치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지나간 사람들이,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추억이 떠오르는 장면에 bgm처럼 깔릴만 한 노래들을 준비해봤습니다. 나쁜 사랑의 기억에 아파하고 상처받고 움츠려드렀던가요? 착한 사랑만 겪어보고, 첫사랑과 여전히 사랑하고 있나요?

어떤 사랑의 과정을 거쳤든 지나간 사랑은 바람처럼 손에 쥘 수 없으니(바람, 그대) 내일로 가는 베란다에서 나비처럼 떠나보내고(やわらかな夜) 심장이 고동치는, 죽도록 행복한 사랑(la vie en rose)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9월 2째주 금요일에는 세여자의 구강청결제 사용후기를 가지고 돌아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5년 9월 <월간세여자> 2호

written by 여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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