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혜경 May 14. 2024

WOW, so beautiful!

32년 지기 좋은 친구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갔다.

92년도에 처음으로 만났던 미국 친구 부부가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 부부를 만나러 온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파키스탄에서 힘들게 살다가 싱가포르에서 살게 된 우리 가족은 다시 새로운 나라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2살과 1살 아기들과 살아내야 하는 가장 힘들었던 시간에 친구는 내게 많은 격려를 해주었다.


물론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었지만 친구의 미소 가득한 얼굴로 무엇이라고 말을 했던지 그저 다 따뜻하게 이해되는 천사의 목소리였다. 


특히 그녀의 아이들과 나의 아이들이 나이가 비슷했는데 그녀는 항상 차근차근 이야기하면서 6명의 아기들을 양육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영어처럼 부드럽지 않고 서툴렀지만 나도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면서 양육하게 되었다.


32년 동안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다니며 서로의 사명을 위해 열심히 달렸고 어느새 흰머리가 희끗한 나이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공항에서부터 집으로 가는 길에 화창한 봄날의 초록이 유난히 아름다운 가로수들과 높고 맑은 파란 하늘에 'So Beautiful'을 열심히 외친다.


무엇을 보든지 늘 부드럽고 높은 톤으로 그 느낌을 낱낱이 표현하는 그녀의 모습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미국도 아름다울 것 같은데 한국이 아름답다고 너무 좋아들 한다.


삼계탕을 같이 먹으면서 또 " Wow this is so Beautiful!"을 외친다.


나는 그렇게 많이 삼계탕을 먹었건만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감탄하며 표현한 적이 없었다.


삼계탕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귀하게 표현한다면 우리 몸에 들어갈 음식이라 할지라도 고마워해서 더 소화가 잘될 것 같다.

중년을 훨씬 넘은 그녀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외치는 마음이 참 아름다웠다.


조금 쑥스럽지만 나도 한번 작은 소리로 외쳐 봤다.

"Wow This is so Beautiful!"


우리는 섬을 연결한 케이블 카를 같이 탔다.

바다가 다 보이는 유리바닥이 되어 있는 케이블 카를 타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의 환호성을 외쳤다.


"Wow so beautiful!"

"Wow so amazing!"

"awesome!"

"This is cool!"


어느새 우리 네 사람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서로가 알고 있는 모든 표현 방법으로 느낌과 감동을 표현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친구를 만날 때마다 나는 늘 많은 것을 배운다. 

느낌과 감동을 맘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서 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배웠다. 그렇게 표현할 때마다 내 세포들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자신이 느끼고 감동하는 것들을 그냥 묻어 두지 않고 소리 내어 표현하고 꽃도 가서 이름도 불러주고 공원을 걷는 내내 그녀는 주위에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 주었다.


인간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왜 나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랑과 격려를 표현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그 미국 친구를 따라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의 깊은 정서 속에 숨겨져 있었던 감동의 정서들열리기 시작했다.


친구부부와 같이 하루 종일 웃으며 사랑과 행복의 느낌과 감동들을 맘껏 표현하면서 내속에 잠자던 감정 세포들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치유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32년이나 지나서 만난 친구와 이제는 말도 제법 통하게 되었고 비로소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친구에게서 귀한 것을 배웠다.


좋은 친구를 만난 것은 하나님이 내 삶에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