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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파란투리

사진 붓글 / 그이의 내한 공연

by 정태춘

아마도 90년대, 염무웅 선생께서 유럽에 갔다 오시면서 그이의 카세트 테이프를 사오셨고, 그걸 하나 복사하고 설명을 적은 글을 동봉해 보내주셨었다. 그리스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그이의 노래와..

그 테이프를 오랫동안, 너무나 많이 들었었다. 그 비극적 서정의 백미라 할 만한 노래들.. 그리고 그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그리고,


2019년, 그이가 한국에 오다니, 나와 함께 공연을 하기로 했다니.. 도대체, 이런 일을 누가 벌인거지?

아무튼, 노구를 이끌고 그이는 왔고

함께 연습했고, 함께

공연했다.


의정부.. 공연장은 텅 비어있었고 (아, 돼지 열병..)

그리스 대사관 직원들만 몰려와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내가 초청한 염무웅 선생님 일행과 함께..

테오도라키스의 교향곡도 초연되었고,

나도 그이의 노래 한 곡을 그이와 함께 불렀고..


그이는 매우 피곤해 했다.

짧은 체류 기간 중에 대사관에서 요청한 무리한 공연들도 있었다.

또,

동대문 시장엘 가고 싶어 했는데,

한국의 실크 제품들을 보고 싶어했는데 시간이 되질 않았다.

(아내가 한국산 실크 스카프를 선물했다)


밤 늦게 공연이 끝나고 지친 마리아는 우리, 그들의 일행과 의정부 어느

부대찌게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 . . .



그이의 안부가 궁금하다.


아, 그

애절한 노래들..



https://www.mk.co.kr/news/musics/899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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