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읽기'를 위한 모임
예전에 공유오피스에서 매니저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모아 진행하는 이벤트를 여러 번 기획했었다. 그러면서 처음 만나거나 혹은 이름만 아는 정도의 사람들과 어색함을 탈출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자신감이 좀 생기기도 했다. 특출 난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능력을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면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색함을 잘 못 견뎌 이런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한다. 근데 그게 성장의 증거 아닐까?
나는 다독가는 아니지만 일 년에 10-20권 정도, 독서를 그냥저냥 즐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분위기 메이킹 능력을 합쳐 독서모임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면 살아온 배경도 다양하고 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기에, 친구들 보다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모으느냐다. 나중에 차차 넓혀가겠지만 처음에는 내 또래의 사람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처음 독서모임을 운영하다 보니 그래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게 마음이 편하리라 생각했던 거다. 트레바리나 독서모임 플랫폼들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하고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앞에 말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것, 두 번째로 내가 익숙한 플랫폼이라는 점, 세 번째로는 독서모임뿐만 아니라 참가하지 않는 여러 사람과도 소통하는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목적이다. (다음 편에는 세 번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
시각적 이미지가 중요한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에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적당한 포스터가 필요했다. 전 회사에서 POP 만들기를 열심히 하기도 했고, 또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과정은 아니었다. 하루 만에 뚝딱 만들고 디자이너 친구의 피드백으로 글자체나 배치 등 조금의 수정을 거쳐서 게시하였다. 그리고 SNS에서 모집하다 보니 지역에 구애받지 않도록 독서모임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북북 계정을 새로 만들긴 했으나, 이제 막 만들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볼리가 없었다. 그래서 소액 광고도 돌리고, 본 계정에도 동일한 게시물을 올렸다. 몇 개의 저장과 공유가 찍히는 걸 확인했으나 아직 신청자가 없었다. 그리고 지인이 DM으로 어떻게 하는 독서모임이냐며 물어왔다. 게시물이 잘못 써졌음을 깨달았다.
예전에 공부했던 마케팅 내용을 기반으로 게시물 내용을 수정하고 신청방법도 링크를 통해 구글폼으로 연결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다면 좋았겠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 이렇게 배워가는 게 아닐까. 아무튼 이렇게 수정 과정을 거치고 모집을 기다렸다. 한 명.. 모집 마감날 확인하기 전까지는 실패였나 싶었다. 그러고 딱 마감날 확인했더니, 3명의 신청자가 늘어있었다. 총 5-6명으로 계획했던 목표에 도달했다.
안도감과 신청해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가 동시에 다가왔다. 투표에 의해서 날짜와 책이 선정되었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발제문 준비와 독서모임을 리드하는 법에 대해 공부 중이며, 참여해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지만, 한고비는 무사히 넘겼다는 마음이다. 앞으로 더 많은 문제들이 떠오르겠지만, 생각의 힘으로 거친 파도를 넘어가는 과정이 내가 이번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거니까. 나는 잘 해낼 거다.
3월 9일 1회 독서모임을 마치고 바로 이어서 2회 차 진행예정이니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고 관심이 생기시는 분들은 아래 인스타그램 한 번 방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SNS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을 위해 소소한 읽을거리도 제공하려고 하니, 출근길/퇴근길 가벼운 읽을거리가 필요한 분들 팔로우해주시면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_북북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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