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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달글 Apr 03. 2021

[문곰] 대칭과 아름다움

글쓰기가 막바지라 새삼스럽지만, 내 필명에 대해 소개를 하고자 한다. 내 필명은 문곰. 글쓰기와 관련짓다보니 문학 등을 뜻하는 글월문(文)에다가, 내 인스타그램 아이디인 곰(bear)*를 붙였다. 의미부여는 이정도면 스스로 만족스러웠다. 사실 나는 형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진작에 시각으로도 무언가 어필하고 싶었는데, 문과 곰은 서로 위아래가 뒤집힌 글자들이어서, 이 두 개의 결합은 일종의 끊임없는 순환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퇴고에는 끝이 없다든지 그런...)


이렇게 대칭, 균형을 이루는 것들에는 왠지 모를 편안함이 생긴다. 그러나 대칭을 이루는 것들은 대부분 형이상적으로, 현실은 비대칭을 이루는 것들로 가득차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원으로, 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완벽한 원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원들을 확대해보면 여전히 여러개의 픽셀들로 나뉘어져 이상적인 원은 아닌 것이다.

(6시 플레이어의 필드는 좌우대칭으로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아름답다, 출처: 하스스톤 인벤)


그럼에도 대칭일수록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에 가까워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전에 어느 기사에서 얼굴이 좌우대칭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호감도가 올라간다는 내용을 보았다. 이런 반응은 순수하게 눈에 보이는 것에 끌리는 아기들에게서 더 분명히 나타난다고 한다. (만나는 아이마다 당신을 보고 운다면, 그건 당신의 얼굴이 비대칭이기 때문일지도?) 그래서 우리가 미디어에서 예쁘다고 언급되는 김태희나 김연아의 얼굴을 분석해 봤을때, 해당 인물들의 얼굴은 일반인에 비해 좌우 대칭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대칭과 아름다움을 말하기 앞서 근본이 되어야 한다. 출처: EBS 다큐프라임)


이렇게 대칭이라는 것은 일종의 이상향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를 다시 말하면, 대칭을 이루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된다. 우리가 편안하게 여기는 것들은 비대칭인 것들, 어딘가 일그러진 것들인듯 하다. 이런 현상은 유명 브랜드 로고에서   있는데, 스타벅스 로고의 경우 사이렌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대칭을 이루지만, 코부분에 명암을 줘서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지 않다. 또한 구글의 로고인 "G" 또한 완벽한 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끝이 약간 휘어있음을   있다. ( 눈도 오른쪽에만 난시가 있는 짝눈이고, 다리길이 짝짝이인것도 자연의 이치일까)

(대칭인줄 알았던 Google의 G로고)


정리를 하자면 대칭 그 자체는 아름답지만, 완벽한 대칭은 실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칭에 거의 가깝도록 만든 것들에 우리는 끌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칭에 가까워지고 싶어서, 나는 내 필명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대칭 변태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광고를 한 편 보고 가시길 바란다.




*참고로 내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beartone으로, "be art one"을 일종의 아나그램처럼 띄어쓰기를 달리하여 사용하고 있다.

** 웨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문라이즈 킹덤 등이 있는데, 두 영화 모두 장면들에서 대칭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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