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센베에 진심인 그들
나라 공원의 사슴들은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따뜻하고 축축한 코를 남의 엉덩이에 갖다 대고는 능숙하게 잘도 밀어낸다.
나처럼 순발력이 느린 사람은 멀뚱멀뚱 앞만 보고 있다가 뒤에서 엉덩이를 일순간에 공격당하면 ‘뭐지?!’ 하고 잽싸게 돌아보기보다는 ‘어어어?’ 하고 당황하면서 앞으로 밀리기 일쑤다.
어떤 사슴들은 엉덩이 ‘밀기’뿐만 아니라 ‘물기’를 시연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이, 가만히 서 있지만 말고 저기서 센베 좀 사 오라구’라는 신호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지만, 역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안 사줄 수가 없단 말이지요. 그래서 가판대에서 산 센베 한 묶음은 사슴 두세 마리만 만나도 금세 동이 나고 만다.
예전엔 100엔, 150엔 하던 센베 가격도 어느덧 물가가 올라서 200엔이다.
마음이 약해져서 ‘1묶음 더 사다가 줄까?’ 생각하다가도
‘에이, 됐다, 됐어. 센베가 뭐가 좋다고’를 반복하느라 1묶음 이상은 사본 일이 없지만,
그래도 매번 갈 때마다 이 고민은 꼭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덴마크 오르후스 사슴 공원의 사슴들은 당근을 먹었다. 다른 건 먹이지 말고 당근만 먹이라고 해서 마트에서 2kg짜리를 사 갔는데, 한 봉지 다 먹이는데 1분이 채 안 걸렸다.
하여간 일본 사슴이든, 덴마크 사슴이든 먹성 하나는 인정한다. 아아, 그래서 일본이든 덴마크든 사슴 공원 풀밭에는 똥이 그렇게…
아무쪼록 다들 사슴 공원 갈 땐 엉덩이와 발 밑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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