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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Jun 09. 2024

글벗 향숙님의 초대

여행의 시작~

글벗들과의 여행 날짜가 5월 마지막 주에 잡혀

1주일 휴가를 냈다.

일찌감치 휴가를 내고 일을 하니 시간은 참 더디게 가더라.

용원 하율이네로 먼저 내려가게 되어 주말은 모처럼 강서방도 집에 있어  딸 가족과 모처럼 흡족하게 보내게 된다.

여행 전에 선물을 잘 안겨주는 우리의 워라밸 향숙 씨가 책을 보내왔다.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들어 얼른 읽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우리의 거제도 여행은 향숙 씨 집에서 출발하게 된다.

용원에서 올라와 합류하게 될 나를 위해 향숙 씨는 다시 메시지를 보내온다.

멀리 떨어져 있어 셋이 만났던 근사한 장소에 가지 못한 나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인다. 무조건 오케이다.

너무나도 신나고 행복한 제안이다.

참 쉽지 않은 일을 향숙 씨는 하려 한다. 옛날 같지 않은 요즘 가족 아닌 타인을 집에서 재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기에 받아들인다.

오랜만에 부산에 가기에 만나야 할 사람도 여럿. 그래도 주말을 하율이와 함께 보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모두 월요일에 약속을 잡아 만나고 하율이 등교 시간에 하양이도 함께 산책하며 하율이와 얘기를 해본다.

내려와 2박 3일 동안 이곳저곳 다니며 시간을 보내서인지 서운해하면서도 할머니가 약속이 있다는 말을 수긍해 주며 몇 밤 자고 오냐는 예쁜 손녀딸.

뭘 좋아하느냐?

뭘 먹을까?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해주는 향숙 씨.

맛있게 잘 먹고 그 시간 행복하면 되는 일만이 내가 할 일이다.

보통 여자 둘이 장어 한 마리를 주문하는데 두 마리를 시켜서인지 매니저가 확인하러 온다. ㅋㅋㅋ...

분홍낮달맞이.                           사랑초.
대변항.

기장 칠암에서 점심으로 장어 한 마리씩을 먹고 대변항에 있는 바닷가 카페로 간다.

부산의 10위 카페 중 5위에 든다는 카페.

커피맛이 좋아서 바다를 멀찌감치 앉아 바라보아도 좋은... 창가는 이미 선점되어 있어서~

요즘 디저트 케이크는 어찌나 비싼 지  후들후들.

눈치 없이 내 생각(단거 안 먹, 케이크 안 먹.)만 하고 커피 두 잔만 주문했는데  향숙 씨가 맛보라고 많이 달지 않다며 피스타치오 케이크를 몰래 주문했다.

많이 달지 않고 맛도 있지만 장어구이 한 마리 통째로 먹고, 가지 덮밥 둘이 나눠 먹었어도 꼬맹이인 난 배가 엄청 불러 맛만 보고 먹지 않은 나 때문에 본인이 거의 다 먹었다며 아쉬워하는 향숙 씨가 귀엽다.

새로 이사하고 인테리어를 손수 해낸 향숙 씨에게

꽃이나 화분을 선물하고 싶어 화원에 갔다.

마침 둘의 눈에 쏙 들어온 화분 하나.

담쟁이 화분에 마음을 빼앗기고 델피니움 종류의 푸른색 꽃은 꽃집 사장에게 선물로 받았다.

하율엄마가 선물한 치즈나 레몬 껍질 갈아서 요리하기 좋은 치즈 그레이터를 곁에 놓으니 인테리어를 깔맞춤 한 듯 보인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인테리어를 너무나도 잘해서 감탄해 마지않고 집구경을 잘했다.

제일 탐났던 씽크대볼과 수전.

시간을 잡아 둔 채로 향숙 씨와 함께 집구경 삼매경에 빠지고, 금정산 자락 아래 있는 아파트 단지는 무성한  가시나무숲과 메타스콰이어, 오래된 키 큰 소나무가 많아 산책하기도 좋다. 3층인 집은 나무들이 많아 창밖으로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마치 정원처럼 보여 좋다. 저녁 바람은 선들하여 아파트 투어라고 이름 붙여 둘레를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저녁에 먹은 샐러드.

산책을 마치고 둘은 식성도 딱 맞아 저녁은 샐러드를 먹기로 했는데 여행 때마다 준비해 오는 엽엽한 솜씨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데 둘이서 함께 준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리브유를 쓰지 않고 특별한 바질 오일을 뿌렸다. 그냥 먹으면 밋밋할 수 있는 용과까지 넣으니 화련하고 멋진 샐러드가 탄생했다. 흰색 발사믹으로 마감하고 맛나게 먹는 행복한 일만 남는다.

아침의 샐러드.

 언제나 그렇지만 균형 잡힌 영양을 생각하는 향숙 씨는 아침에 블루베리를 듬뿍 넣은 두유와 견과류, 아침의 샐러드를 준비한다. 둘은 먹다가 배가 너무 불러 향숙 씨가 다니는 골프장 샤워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와서 다시 먹었으니 우습기도 하면서 여행 전 얼마나 여유롭고 한가한지 모르겠다.

글벗들과 여행을 앞두고 서울과 부산의 물리적 거리로 자주 만나지 못해 허전했던 마음이 속 깊은 향숙 씨 덕에 르르 녹아내리며 기쁨으로 가득 차오른다.

이 자리를 빌려 향숙 씨에게 감사를 표한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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