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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Jun 14. 2024

 거가대교를 건너 배말칼국수와 톳김밥

봄 여행 시작~

부산,

글벗들과 합류하여 거제도로 향한다. 

매월 모임이 있던 몇 년 전에도 거제도 바람의 언덕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

거가대교가 세워져 부산에서도 거제도를 직통으로 다닐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무척 반겼다.

우리나라 최초 침매터널이라는 어려운 이름이 연일 뉴스에 나왔던 일이 떠오른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의 도로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산천 구석구석까지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고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도 많다. 거가 대교는 부산시와 거제도를 잇는 다리로 40분이면 거제도에 도착한다.

육상에서 제작한 구조물을 물속에서 연결시키는 그림(위키백과 참조).
함체를 육상에서 제작하는 모습(위키백과 참조).
사장교 구간.                                     해넘이의  아름다운 모습.

부산에서 거제도에 배를 타고 가지 않으면  장시간 육로로 통영을 거쳐 거제도를 가야 했던 시절도 있었기에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가덕도 육상터널을 지나 침매터널인 해저터널을 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바닷속이 하나도 안 보이는데 왜 해저 터널이냐고 따지며 바닷속 물고기들과 조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웃었지만 육상에서 함체를 제작해서 바닷속에 가라앉혀 물속에서 연결하는 어려운 공사인 것을 알고 바닷속이 보이니 안 보이니 함부로 말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거제도에서 처음 먹는 식사는 배말국수와 톳김밥.

배말은 따개비를 이르는 말이다. 따개비라면 바닷가의 바위에 따닥따닥 붙어 있어 흔하디 흔한, 조개 축에도 끼지 못하고 버려졌던 것으로 알았는데, 헉! 그것이 조개류가 아니고 갑각류란다. 이젠 국물이 시원하고 구수해서 따개비 알맹이를 갈거나 삶아서 칼국수 육수를 낸다고 하니 떳떳하게 특별한 음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모두가 시장한 탓에 칼국수와 김밥을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정말 맛있다.

평소엔 밀가루 음식을 꺼리는데 여행 중에 만난 칼국수는 국물이 뜨끈하니 시원했다.

김밥은 톳이 들어가 있어 독특하다. 톳은 칼슘, 요오드, 철 등의 무기염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식량이 많이 부족했던 보릿고개 시절에 구황용으로 곡식을 조금 섞어서 톳밥을 지어먹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톳은 주로 추운 겨울에 시장에 나와 겨울엔 빠질 수 없는 반찬이기도 하다. 내가 톳을 처음 만났을 때는 결혼해서 부산에 살게 되어 시어머님의 장바구니에서 만났다. 겨울이면 꼭 톳을 사 오셨고 겨울철 제사 때마다 손질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에 두부를 으깨 넣어 무치면 고소하면서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 때문에 제사 마치고 먹는 비빔밥은 톳으로 인해 더욱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반찬이기도 한데 영양분이 많아서인지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급식에 일주일에 두 번씩 나오기도 하단다. 요즘은 톳 샐러드, 톳밥, 톳가루로 이용한 음식까지 많이 다양해졌다.

그 톳을 이용해서 김밥을 만들었으니 맛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마도 우리 모두 부산에서 친근한 식재료로 많이 먹어 봤기에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식사 후엔 차를 마셔야지.

막내 정아 씨가 차 동호회에서 가 보았던 카페로 향한다.

바다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곳, 카페 안은 그랜드 피아노가 떡하니 손님을 맞는다.

무심코 피아노 옆을 지나다  호랑이 꼬리에 흠칫 놀라 바라보니 커다란 호랑이 인형이 살아 있는 표정으로 우릴 쳐다본다. 인형으로 보이면서도 볼 때마다 놀라는 것은 왜일까?

곳곳에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온 주인공들의  인형에게 옷을 입혀 좋아 동심도 자극한다.

가끔 카페 주인이 피아노 연주도 해준다는데 연주 시간이 아닌지 우리에겐 그런 행운은 없다. 그러나 탁 트인 유리창 너머로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에 매료되어 커피는 뒤로하고 구경 삼매경에 빠진다.

여행은 우리를 설레게도 하지만 자유롭게 하는 마법에 걸리기도 한다.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자연, 바다 풍경에 젖어 글벗들과 알콩달콩 그동안 못다 한 얘기를 나눈다.

이렇게 또 한 계절을 마무리하듯 글벗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또 추억 한아름씩 가슴속에  쌓아가는 것이다.

 음식과 커피가 나오면 벗들은 어서 사진 찍으라며 기다려 준다. 정아 씨는 먼 데서 왔다며 전속 사진사를 자처하며 사진을 많이도 찍어 준다.

위에도 가보라며 루프탑에 올라가 보니 편안한 방석과 쿠션이 놓여 있어 누워 하늘도 바라보고 싶지만 태양은 눈부시고 갈길도 바빠 발걸음을 재촉하여 사진만 열심히 찍고 다시 길을 떠난다.

*사진; 박정아, 안신영.

*다음 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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