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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폭의 영화처럼 Feb 11. 2021

네 상처에 감히 사랑을 바른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상처는 개성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사연이 있다.

본인만 알고 있는 깊고 고요한 외로움.

감히 위로를 건넬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악몽, 슬픔 ...

그리고 오롯이 스스로 견뎌낸 영겁의 순간들이 있다.

가슴 한 켠 누구에게도 말 못할 심연의 비밀이 있다.  


사랑은 연고가 아니다.

잠시 고통을 잊게 할 진통제다.

애써 잊어보려 해도 문득 문득 아픔이 너를 찌른다.

벌어진 상처를 건드릴 뿐이다.


너를 위해 짧은 팔을 크게 벌려보지만

어설프게 감은 붕대같다.

어떤 상흔은 그 틈새를 비집고 나와

곪아버리고 농이 지고 흉터를 잡는다.

어느새 무던해진 너와

그런 너를, 너의 상처를 보고 있는 나.


나는 도망간다.

나는 걸을 수 없다.

나는 뛸 수 없다.

똑같이 감긴 어설픈 붕대와

때를 놓친 파란 상처들.


각자의 어둠이 만나 서로를 비추고 드러내고 부딪히고...

그 속에서 상처는 보듬어지고 또 외면된다.

아픈건 사랑이다.

아픈건 사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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