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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폭의 영화처럼 Nov 02. 2021

땅을 밟지 못한 모든 이에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6)

오늘도 외로운 하늘이 싫다.

밟지 못하는 구름 위를 힘겹게 비행한다.

이따금 아래에서 올라오는 불빛이 마냥 따스해 보인다.


나는 떨어지기로 마음먹는다.


사랑의 땅을 밟고 싶다.

내가 한 걸음 뗄 때마다 움푹 패이는

너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다.

이따금 눈물과 땀이 내린

비릿한 흙내음을 맡고 싶다.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꽉 쥐고.

그래서 나는 떨어진다.


너의 땅을 향해 내려가며,

나도 모르게 부풀어 오른 내 마음이

중력을 거스른다.

너무 크게 펼쳐진 낙하산이 내 속도를 늦춘다.

발버둥 칠수록 너에게 점점 멀어진다.


다시 외로운 하늘이 싫다.

석탄 같은 하늘 속을 아직도 방황하고 있다.

나는 차라리 별을 따라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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