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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a Jun 23. 2021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있는 건지

어렸을 때야 어리니까, 그리고 젊으니까 이 모든 것들이 나중에 결실로 돌아올 거라는 일념 하에 너무나 당연한 듯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하나씩 해 나아가는 게 재밌기도 했고 보람을 느꼈기 때문에 일부러 나를 위해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가능한 회사를 찾았다. 그리고 학교와 회사를 병행해서 다니기도 하고, 듣고 싶은 세미나, 모임 등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내 강의도 해보고 내 책도 써봤다. 


그때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도 했다. '나중에 친구들이 퇴사를 앞두고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할 때, 나는 그들의 생각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가 있겠지?' 또래 친구들이 회사와 결혼, 육아 때문에 정신없는 삶을 살고 있을 때 나는 그들보다는 여유롭게 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좀 더 빠르게 내 길을 찾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글 하나 쓸 여유 없이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처음으로 내 선택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냥 남들처럼 살았어도, 차라리 그렇게 살았으면 더 많은 것을 이루지 않았을까? 


정신없었던 20대와 오롯이 나를 위해 보낸 30대를 거쳐 이제 40대에 들어서려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고 있는 내가 처음으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건지 이렇게 사는 게 최선인 건지 이런 생활이 진짜 내가 원했던 생활인 건지...


하지만 이렇게 나 자신을 안쓰럽게 생각하다가도 이런 생각이 들게 된 이유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마지막엔 자책하게 된다. 


'내가 다 못난 탓이지 뭐'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아마 내가 생각하고 바랬던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삶을 살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중요한 순간에 항상 멈춰 선다. 



결국 이게 나의 능력이다. 

여기까지가 나의 능력이고, 이 이상을 바란다면 분명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노력까지 해야 한다면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순간 머릿속에 5% 남은 핸드폰 배터리가 생각났다. 지금 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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