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shine Nov 20. 2024

또 후코콰다 (3/21-3/24) - day2

노산일기


3/23 토

우미노나카미치의 날


9:20호텔에서 나가기, 우버 타도 됨.

10:05-10:25 페리이동

10:25 도착 마린월드 공연 보고

11:00 돌고래쇼->점심->12:45 정어리떼->13:10 해달식사쇼

-16:30 자전거 타고 공원 동물원산책

16:35-17:00 페리 이동

18:00 저녁식사 博多すずろ

4만원대 이상 코스 요리 오마카세 좋음 예산에 맞춰줌. (18:00-23:00)

예약 완료


우연히 구글지도에서 알게된 우미노나카미치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후코콰 시내에서 jr을 타거나 배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라 접근성이 썩 좋지는 않아서 후코콰를 처음 가는 방문자들은 방문 리스트에 잘 넣지 않는 것 같다. 이곳을 검색해보니 지리적으로 활용도가 좀 떨어지는 곳을 공원화 해서 아이들의 천국을 만든 것 같았다. 거대한 공원과 수많은 아이 놀이터, 수족관, 동물원까지 도보로 다니기에 조금 벅찰 정도의 규모이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좋은 곳일 듯 했다.

페리가 25분 정도로 다른 교통수단보다 시간이 짧기에 페리를 타러 갔다. 페리 근처에는 백엔스시와 대중온천목욕탕도 유명한 곳이 있어 동선에 넣으면 좋을 듯 했지만 아침부터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지레 포기했다. 배를 타고 울릉도를 가본 경험 때문에 페리가 좀 걱정이 되었지만 짧은 시간 때문인지 파도가 별로 없어서인지 크게 무리가 되지 않게 금방 도착했다.


3월 중순의 더운 날씨였는데 이곳은 바다에 인접한 곳이라 그런지 바람이 쎄고 차다. 수족관에 도착해서 바로 돌고래쇼를 관람하러 갔다. 생전 돌고래쇼를 처음 봐서 그런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계속 쇼가 진행되면서 등 지느러미가 휘었거나 입이 닳은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고 안쓰러움에 마음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몰래 눈물을 훔치던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아기는 신이났는지 초음파 같은 고성을 멈추지 않았고 국적불문 모든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혹시나 돌고래와 교신하려는 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제일 신나는 쇼를 보고나자 다른 쇼와의 텀도 있고 단순 수족관 관람은 조금 시시해져서 곧장 자리를 떠서 공원을 걷기로 했다.

공원은 정말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부지가 넓으니 규모에 제한받지 않고 정말 널찍널찍하게 놀이기구 하나의 크기도 매우 크게 설치를 해 놓았고 아기 때나 타 보았을 법한 동전을 넣으면 움직이는 호빵맨 모양 차나 키티차 등도 있었다. 자전거를 하나같이 못타는 우리 가족은 계속 걷기로 하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전에 공원에서 밥을 먹었다.

차걱정 없고 온통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길에서 주은 도토리 하나로 장난감이 되는 이 곳을 걸으니 매일 같이 차오잖아 조심해 뛰지마!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길을 좀 걷다보니 동물원이 나온다. 이곳은 크고 사나운 동물들은 없지만 온순한 동물들 위주로 거의 방목의 상태로 관리를 하는 곳이어서 동물들을 매우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더 넓은 부지에 오랫동안 걷다보니 피로가 몰려와서 대충 관람을 마무리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도 곳곳에 어찌나 광활한 놀이터가 많던지 이곳은 정말 아이들의 천국이구나 싶었다.

페리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아기는 잠에 골아떨어졌고 대중교통을 타기가 애매해진 상태라 저녁 식사 장소까지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남편과 나는 걷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런 소소한 성향들이 잘 맞는 것도 큰 행복 중의 하나이다. 30분이나 걸었을까 후코콰 중심가를 남북으로 훑어본 기분이다. 다행히 시간도 적당히 맞아 떨어져서 예약한 식당에서 저녁을 거하게 먹고 다시 호텔로 걸어갔다.

아기와의 여행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알찬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또 후코콰다 (3/21-3/24) - day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