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가까이에
곳곳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습관
만약 다음 생에 태어날 수 있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어?
라는 질문에 나는 늘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해 왔다.
‘만약에’라는 조건이 앞에 붙어 있어도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지금 살고 있는 삶도 이렇게 노력해 가며 살아내고 있는데, ‘다시’라니......
‘하루살이’나 ‘식물’, ‘부잣집 개’ 등등 그 어떤 것으로도 다시 태어나기는 싫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바로 답이 떠올랐다. 내가 너무 노력만 하며 살아왔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그때 무슨 노력을 그렇게까지 하고 살아왔나?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게......’
지금까지의 내 삶을 되돌아보면, 성공시대에 나오는 큰 굴곡이나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공을 이루는 대단한 사람의 인생이 아니었다.
그저 남들이 하는 만큼의 노력을 해 온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이토록 삶을 힘겹게만 여겨왔던 것일까,
그건 바로 항상 ‘때’에 맞춰 무엇인가 이뤄내야만 했던, 그리고 그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성취를 하지 못했던 ‘때’가 켜켜이 쌓여 온 과정 때문이라고 답을 얻었다.
이 때문에 결국 나는 항상 인생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성취해야만 하는 과정 앞에서 겪는 좌절, 슬픔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더욱더 나를 몰아세웠다.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완벽하게 해 내고 싶었다.
그렇게 성취를 통해 내 인생에서의 행복을 하나 더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취는 늘 내가 원하는 만큼 언제나 얻는 것이 아니었음에,
행복보다는 실패의 좌절을 느낄 때가 당연히 더 많았고,
이 때문에 내게 행복이란 성취를 위한 인내의 고통 9에 성취를 해 냈을 때의 기쁨 1, 그 찰나의 순간이 바로 행복이 되어버리게 되었던 것이었다.
아, 행복해
그런데 요즘 내 삶에서 작지만 큰 변화가 생김을 발견했다.
나의 하루 종일을 함께 하는 남편은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낙천적이기도 해서 매사 즐겁게, 가볍게 그렇게 하루를, 인생을 즐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잘 잤어?”라고 따뜻한 목소리로 나를 반긴다. 그리고 오늘은 더 행복하게 보내자며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상쾌한 발걸음으로 거실로 나가는 남편은, 햇빛이 들어온 거실 창문을 바라보며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며 그렇게 또 웃음을 짓는다.
그러고선 작은 어항의 물고기에게도 즐거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자신이 만든 만두를 데칠 때 소가 터지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찾아 산 물건을 드디어 택배로 받을 수 있어서,
새로 산 오븐으로 맛있는 피자를 구워 아내랑 나눠 먹을 수 있어서 등등
그렇게 그렇게 하루 종일 행복을 느끼는 남편이다.
그런 남편을 보며 처음엔 ‘뭐가 그렇게 행복하지?’, ‘아, 행복해’라고 내뱉는 말에 별일도 아닌 일에 행복하다고 하다니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반복되는 남편의 행복의 탄성이 내게 행복함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어,
차차 그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아, 행복해!” 이 말이 들리면,
‘아, 지금처럼 아무 일도 없는 주말 아침에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남편과 같이 달달한 과일을 먹는 것, 행복이구나!, 이럴 때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거구나!”
점점 깨달아갔다.
그렇게 나도,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었다.
행복해, 고마워
남편의 신호에 맞춰 행복을 발견했던 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이제는 스스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행복을 제법 잘 발견한다.
그저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옆에, 가까이에 언제나 있었던 행복을 발견했을 뿐인데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가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행복을 발견해 내는 습관이 아닐까?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며 글을 쓰는 이 지금도,
참 행복한 순간이자 날이자 삶 그리고 인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