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유서비스(킥고잉 등) 자전거, 킥보드는 편리하지만 종종 짜증을 유발합니다. 좁은 길목에 아무대나 내평겨쳐지고 엎어져 있어서 도보인이나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고, 위 사진처럼 점자 블럭을 막아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평상시에 보이는대로 치워두는 편인데, 어제도 좁은 길목에 떡하니 두 대가 좁은 오르막길을 길막하고 있었습니다. 이 날은 촬영 탓에 기진맥진한데다가 기계식 주차장도 말썽을 피워서 정신이 혼미한데 뻔뻔하게 버티고 있는 놈들을 보자니 신경이 곤두서더군요. GCOO(보고 계십니까?!) 라는 처음보는 서비스인데 드럽게 무겁기도 무거워서 낑낑대며 옮기려고 해도 옮겨지지도 않고 엎어지고 삽질만 하다 포기하고 떠났습니다.
이럴 때마다 대학원에서 따릉이를 정부실패의 예시로 들었던 1학년 수업이 떠오릅니다.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는 시장에 개입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이 그 비효율성, 수익 대비 비용, 공적이라고 하면서 사실 알고 보면 뒷 주머니 챙기는 것이였다.. 등의 문제로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따릉이는 눈동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유지보수의 문제 등으로 실패한 사례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대안으로 얘기된 것이 민간 공유모빌리티 서비스였습니다. 어디서나 주차할 수 있고, 타고 싶은만큼 자유롭게, 관리도 잘 되고. 하지만 직접 이용하거나 도보 보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과연 정부 실패의 대안인가, 싶습니다. 도보, 휠체어 이용 등 99퍼센트 이상의 기본적인 이동 수단에 대한 위협이 된다면 그것을 혁신이라고 얘기하긴 어렵지 않냐는 것이죠.
따릉이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혁신을 이야기하는 민간업자들이 만든 이 서비스가 딱히 시장의 승리라고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이 그래서 듭니다. 이런 서비스를 중앙에서 최소 주차 가이드라인을 만들도록 해야지 사업자 승인을 내주는 규제를 하든, 주차 구역을 만드는 곳에 있어서는 임대료에 대한 지원을 하든, 대안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동료 시민의 의식만으로 이 문제가 아름답게 해결되리라는 나이브한 생각이나 오밤중에 낑낑대며 치우려는 1인의 삽질보다는 나은 결론이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참고
‘따릉이’와 ‘페달로’가 민간업체로 넘어가면 벌어질 일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907
[위기의 따릉이]① 달릴수록 적자 나는 서울 마스코트… 13년 만에 ‘요금 인상’ 카드 만지작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3/02/03/EE3656J6QNEC3EURB6JYJY65YA/
여기저기 방치돼 ‘길막’…전동 킥보드 불법주차 어떡하나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24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