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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ds Dec 26. 2023

시간의 저축은 고독이다

선택할 수 없는 선택

언젠가 내가 누릴 여유를 위해 오늘도 시간을 저축한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다양한 인연이 스쳐 지나가지만 굳이 쓸데없는 인간관계를 늘리려 하지 않았다.


다가오려는 자는 벽으로 막아 세우고, 거리를 좁혀보려
노력 따위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내 시간을 소비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다.


때론, 가로막은 벽을 철거하고 거리를 좁혀보기 위해 한 걸음 다가가려 하였지만,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했다.


다가간다는 것은 내 시간을 그만큼 소비해야 했고, 그 의미는 미래에 내가 누릴 여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 모든 대가를 치르더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기도 했다. 잠깐의 대화로 추측하건대, 어쩌면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시간을 지불해서라도 가치 있는 대화를 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고독을 선택하였으나, 가끔은 결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싶은 욕심을 가진다.


오로지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이기적인 욕망이라 할 수도 있겠다.


미래를 위한 고독을 선택해야 할지, 지금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할지 선택할 수 없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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