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을 전해 들었다는 어느 여인이
5년쯤 묵은 더덕주를 안고 대문 앞에 왔다
힘드실텐데...
힘들 때 마다 한잔씩 하세요...
그래, 사람은 사람다워야지
무슨 원수진 일 있다고 그리 핏대 세우나?
짐승처럼 막무가내로 소리치진 말아야지
적어도 네발로 걷지 않고 아무데나 배설은 하지 않아야지
지 에미 등을 기어오르진 않아야지
사람이 주는 먹이에 제꺼 구분은 할 줄 알아야지
아무데나 주둥이 쑤셔 박고 큼큼거리면 짐승과 다를 바 없지
너무도 뻔한 시구(詩句)는 감동이 없다
다음 연(聯)이 예측대로 꼭 들어맞는 시(詩)도 시시하다
사람 사는 일 더 더욱 그렇다
아무 노력 없이 과실 거두려고 하는 자 보기 싫다
더러는 어깨 들썩이며 꺼이꺼이 울음 토하고
작은 일에도 온 힘 집중하며 땀 뻘뻘 흘리는
사람 다운 사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