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걸어도 오른쪽이라 우기고
오른쪽으로 걸어도 길이 아니라고 우긴다
허허 참, 이 사람아!
분명한 건 말 못하는 강아지도 사람을
구분할 줄 안다는 사실
제발 좀 알았으면 좋겠구나
특별한 인연도 아닌데 어쩌다
매 주말마다 결혼식
천둥벌거숭이 같은 자들이 자식 혼례로
근엄한 혼주로 어른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눈감고 있어도 새싹은 비집고 올라오고
매가지 잘라놓은 마당구석 엄나무
봉우리 피울 새순 없어
끙끙 신음하며 삼월을 밀어내고 있음이 틀림 없다
비루한 과오들이여
결혼식 주례도, 간통죄도 없어진 땅
양심도 정책도 없이 그저 당선만을 위해
목줄 걸고 싸우는 정치 쓰레기들
지긋지긋한 아우성들이여
잠 못 이루는 야심한 밤
불쑥 핸드폰 불빛 사이로 날아든 초파리
아니, 벌써 여름 벌레가 출몰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