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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l 31. 2024

간절한 시

너는 내 문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세상을 보려던 곳

꿈을 꾸던 위태로운 절벽위

그 자리는 낯설다

     

경고 하노라

절벽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자여

집 아래 나무등걸이며 검은 물 흐르는 거 보이지 않을게다

더더구나 허공 속 드나드는 산새며 동굴 속 박쥐소리

들리지 않을 거다

     

다시 쏟아지는 잠과 환영속에 일어나는 초상들

그러나 너무 걱정할 거 없다

너의 휴무일에도 갑자기 잠 속으로 빠져들진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아무리 몽환적으로 크고 깊은 의미 부여하려 해도

너의 목소리는

내리는 소낙비처럼 결코 직립이 아니다

종으로 횡으로 분간없이 흔들리는 보통날의 그 흔한

좀스러운 비다

흘러내리는 비가 아니라그저 밋밋한 눈물이다

그래서 더 쓸쓸하고 답답하다

     

제발,

도저히,

하여,

그래서 나는...

     

나답게 죽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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