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 밋밋한 오르막에 솟을대문처럼 버티고 있는 능소화 넝쿨
스무가지가 넘는 칠월의 꽃들과 야무지게 익어가는 열매들
처음보는 점박이 노란 원추리, 자주꽃 도라지며 금국, 하늘말나리
눈이 부시게 흰 꽃잎에 노란 꽃술들이 환상인 샤스타데이지, 하얀
박꽃이며, 수국, 저 멀리 아스라이 산봉우리 배경으로 외로이 피어 있는
청초한 접시꽃 팔방미인의 꽃말을 가진, 나비들이 유독 좋아하는 고결한 리아트리스~
알알이 박힌 다래넝쿨과 조롱조롱 한주먹씩 열린 마가목 열매
푸릇푸릇 굵어가는 후지사과며 피자두, 제법 야무진 홀로 난 배나무
용하기도 하다 지렁이처럼 징그러운 꽃 떨어진 자리 푸른 밤송이
성게처럼 꿈꾸고 있는 철원군 대마리 햇살 작열하는 칠월 중순
전역한 김대령은 외출 중
검붉은 빛깔의 수탉 한마리 얼마나 올라탔나
머리 벗겨진 암탉 쫒아 줄달음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