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문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세상을 보려던 곳
꿈을 꾸던 위태로운 절벽위
그 자리는 낯설다
경고 하노라
절벽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자여
집 아래 나무등걸이며 검은 물 흐르는 거 보이지 않을게다
더더구나 허공 속 드나드는 산새며 동굴 속 박쥐소리
들리지 않을 거다
다시 쏟아지는 잠과 환영속에 일어나는 초상들
그러나 너무 걱정할 거 없다
너의 휴무일에도 갑자기 잠 속으로 빠져들진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아무리 몽환적으로 크고 깊은 의미 부여하려 해도
너의 목소리는
내리는 소낙비처럼 결코 직립이 아니다
종으로 횡으로 분간없이 흔들리는 보통날의 그 흔한
좀스러운 비다
흘러내리는 비가 아니라, 그저 밋밋한 눈물이다
그래서 더 쓸쓸하고 답답하다
제발,
도저히,
하여,
그래서 나는...
나답게 죽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