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누나 앞서 결혼한, 소신 뚜렷한 씩씩한 아들
오늘 새벽 제 색시 손잡고 포스닥과정 밟으러
국제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아이들 뒷모습 바라보며
군에 입대하는 것도 아닌데 울컥 목젖 뜨거워
서울 방향 육중한 고가도로 쳐다본다
(나는 과연 애비 노릇을 잘하고 있는 걸까?
큰소리치며 애들 잘못을 골라 혼낼 자격이 있는 걸까?
정말 욕심 비우고 아이들 장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연이틀 달아 마신 술로 쓰린 속 움켜쥐고
공항로 거쳐 올림픽대로 달린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어처구니없이
허기가 몰려온다
간밤 꿈속에서 만난, 돌아가신 젊은 아부지
나를 안아주려고 오셨구나
아들아, 며늘아~
잘 살아내겠지만, 부디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너라 그 동안
애비도 나쁜 습관 한가지쯤 고치는 일
열심히 할 것을 약속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