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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Sep 30. 2024

보고 싶은 그 소년

서라벌 하늘에 뜨는 창백한 달

허기진 달에는 박목월의 푸른 하늘과 비음의 바람만 불었다

천년 전의 슬기로운 조상의 말씀은 이른 아침부터

이슥한 밤이 되도록 그렁그렁 계림 숲에서 온종일 들려 왔다     


양어깨며 가슴을 짓누르는큰 뜻을 품은 사람이 되거라

말탄 장군처럼 되거라 거룩하신 하늘님의 말씀 잘 키워 나가는데

눈 뜨면 안개처럼 스며드는 불끈불끈 가늠 안 되는 청춘의 끓는 피

망했어 뜨거운 피 때문에 다 망했어 그날 국어시간에

몽둥이로 엉덩이를 내리치던 그 선생님은 지금 뭐하시나

바람결에 들려오는 아이쿠 뜬금없이 목사님이 되셨다고?     


보고 싶구나 정말 한번쯤이라도 제대로 손잡아 주는 이 있었더라면

남천에서 돌개바람처럼 용 났을 텐데 안타깝구나많이 아프구나

어린 소년이여 하늘 훨훨 날으는 서라벌의 용이 될 뻔한 총명한

눈망울 초롱초롱한 신동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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