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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스트 May 28. 2024

나만의 노하우: 회사 CEO로부터 신임을 얻는 법

나와 친한 기자 한 명이 있다.  그 기자는 반도체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EE Times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지금은 공동 창업자와 미디어 회사를 만들어 경영하는 Junko Yoshida이다.  

그 기자에게는 내가 그동안 다녔던 모든 회사들의 CEO를 소개해 주었고 좋은 기사로 그녀는 나에게 보답을 해 주었다.  나는 회사의 홍보와 마케팅 책임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저명한 매체에 좋은 기사가 실리게 되어 나도 칭찬을 받으니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이다.   


일을 떠나서 인간적으로도 친해서 그녀가 실리콘 벨리에 출장 올 때마다 함께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신다.  지난주에 만나서 사는 이야기 커리어 업데이트 그리고 내가 최근 겪은 이전 회사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인문학적인 생각등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거의 3시간을 커피 한잔 붙잡고 마시면서  이런저런 야기를 하다가 Junko Yoshida 기자 가 나에게 말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 Sue, 내가 오랫동안 많은 글로벌 회사들의 마케팅과 홍보 책임자들을 알고 그들과  일해 봤지만 당신처럼 CEO와 직접 access 하면서 소통을 잘하고 신임을 얻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그녀로부터 처음 듣는 칭찬이었고 놀라웠다.   회사 마케팅 책임자는 회사 인지도를 위해 당연히 CEO의 인터뷰를 만들어 내고 그들과 밀착하게 일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기자의 말에 의하면 생각보다 그렇게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그의 비교 대상은 백인이 대다수인 마케팅과 홍보 책임자 들이다.     


난 미국에서 다양한 회사의 CEO 들과 일해왔고 그들은 인종도 달랐다.  한국인, 중국 출신 미국인, 대만 출신 미국인,  말레이시아  출신 미국인, 유태계 미국인 그리고 그냥 백인 미국인 등등.  그중의 두 명은 회사를 창업한 CEO이고 나머지는 이사진 ( board of directors)으로부터 고용이 된 글로벌 회사의 CEO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CEO는 엄청난 파워를 갖고 많은 것을 누리지만 그들도 잘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Junko 기자가 나는 다른 무엇인가 있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쓰고 있던 나만의 접근이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가장 높은 사람과 일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회사의 크기와 상관없이 그리고 내가 신입 사원 이든 부서장이 되든 CEO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그들이 나를 신뢰한 것은 사실이었다.  

나에게는 별 특별하지 않고 당연한 나만의 경험으로 체득한 CEO에게 신임을 얻는 법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용감하게 들이대기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아무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앞이 캄캄했다.    그때 한국에서 기자 간담회를 도와드렸던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성공한 한국인이 떠 올랐다.  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 저를 기억하시나요? 작년에 한국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 습니다.  지금 미국 실리콘벨리에 취업 비자를 받고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성공할 수 있나요? 당신은 저의 롤 모델입니다”.   

나는 아부가 아니라 진심으로 글을 썼다. 그가 너무나 대단해 보였고 그에게 배우고 싶었다.  그분은 바쁜 CEO 일정에도 불구하고 바로 답장을 주셨고 미팅까지 해 주셨다.  그리고 나에게 조언을 주셨다.  

일단은 상대가 누구이든지 용감하게 잘 접근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에게 배우고 싶다. 나도 당신처럼 되고 싶다는 말에 기분 나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그에 대한 나의 절실함과 존경심을 나타내는 행동이었고 좋게 받아들여졌다.    어느 정도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가려 쳐 주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용감하게 들이대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상대가 CEO 가 아닌 그 어느 누구라도.   


나의 전문성으로 CEO의 고민거리를 해결하도록 노력한다.  

관계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한다.   어느 반도체 회사에 글로벌 홍보 담당할 때의 스토리이다.   나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CEO 비서에게 CEO와 30분 미팅 요청을 하였다.  나에게 30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고 난  프레젠 테이션 슬라이드 3장 만들어서 나의 아이디어를 피력했다.  이때 중요한 건 철저히 그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 맞는 제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당시 그 CEO는 회사 주식 가치가 낮은 게 고민이었기 때문에  3장의 슬라이드에 어떻게 하면 회사 주식이 올라가는지 마케팅 관점에서 제안을 했다.   사장은 이 의견을 보스한테 말한 적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나에게 그럴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 후 몇 달 후에 CEO는 전반적으로 마케팅  조직 개편을 했고 결국 마케팅 부사장이 해고되고  새로운 부사장을 임명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부서 전 직원을 다 갈아치워라. 단 한 사람만 남겨라.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된 것이다.  그 미팅을 하지 않았으면 나는 아아도 100프로 같이 다른 직원들과 잘릴 그림이었다.   


난 당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모르는 상황에서 CEO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전해졌고 실제로 나의 제안은 CEO와 일대일 미팅 후 1년 후에 현실이 되었다.  NASDAQ 오프닝을 회사 대표로 같이 실행을 했고 Fox News 등에 CEO 인터뷰를 해내었다.  그날은 나의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로 남아있다.  


난 당시 부서에서 낮은 직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미팅을 해준 CEO에게 감사한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당시 나처럼 직급이 낮은 직원도 회사의 최고의 경영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 있게 나의 전문성을 피력해야 한다.   



난 인간관계를 계산적 ( transactional )이지 않고 (transformational) 한 상호 도움이 되는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자 한다.   


알고 보면 CEO는 상당히 외로운 직업이다.  그들은 믿고 얘기할 상대가 회사에 많지 않다. 늘 어려운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할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진정함은 감동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건 어느 국적과 상관없이 universal 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가장 파워풀한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가장 초라하게 떨어지기도 한다.  그들의 상활에 바뀔 때 관계를 유지했던 나의 경험을 다음 글에서 써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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