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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년 Nov 11. 2024

화장실이 제자리_4

웃음 속 눈물

(2020.06.28_브런치 낙선작_작가나이 48세)


아내는 커피와 그 집의 빠니니 샌드위치가 먹고 싶다.

그러나 이놈의 샌드위치는 이십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깜박하고 주문전화를 못한 것이다. 

그냥 커피만 마시는게 아쉬워 

“핫도그는 금방 되나요?”

그러나 불친절하게 돌아온 대답은

“십분 걸려요”

아내는 밖에 있는 남편이 마음에 걸려 그만두기로 한다.

생각이 모자란 카페 여주인이 한마디 던진다. 


“집을 한 번 나가세요!”


“네? 호호  안그래도 한번 나갔었어요.근데 나와보니 갈데가 없드라구요.”


늦은 밤 버스가 끊어지면택시도 안 들어오는 신구리에서 걸어나온 그녀는 웅천역 앞에서 택시를 우선탔고... 대천 해수욕장으로 갔더란다. 바다를 보니 막막하고 더 서러운 것은 처음 나온 집말고는 갈데가 없는 경아.

자신이었다.


바람속을 헤매다가 그녀가 간 곳은 씨유 쑨.

평소 알뜰한 습관대로 캔커피 한 잔을 산 그녀는 포인트 적립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그런데...

집을 나온 것도 모를 남편의 전화번호가 그녀의  핸드폰에 뜬다.

받을까 말까를  길게 생각하지도 못하고 통화버튼을 누르자


“해수욕장에서 혼자 뭐해?”


아...비극이다.

찬절한씨유 쑨 같으니라구.남편의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주다니...


[여러분~~ 집을 나갈 때는 남편 보나스포인트카드도 두고 가세요!]


착하고 여린 그녀는 이 에피소드를 웃으며 들려준다.

그러나 갑자기 상기된 얼굴과 막 쏟아지기 일보 직전인 눈으로 오늘도 허겁지겁 커피한잔을 들고 종소리와 함께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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