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도 나이를 먹는구나...
“어이구 벌써 보청기 끼셔?”
“... ...”
“거, 보청기여?”
이석증의 끄트머리에 나는 있었다.
대입 원서는
아들이 썼는데 몸살은 내가 났다.
아직도 균형감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겨우 커피잔 하나 내려놓으면서
초집중하느라..
할아버지 손님의 말씀을 흘렸다.
뒤늦게 나를 향해 던지신 말씀이라는 것을 알아챘고...
순간 할아버지에게 나는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잘 듣지 못하는
불쌍한 카페의 안주인이 되었다.
“네??”
“어이구, 어트케 벌써...
그런 걸...
끼누?”
“네? 아아앗 하하 이거요?
이건 무선 이어폰이에요^^
벌써 보청기 끼믄
안되죠 오~~”
“으음~그렇지. 벌써 그러믄
안되지. 허허
나는 보청 긴 줄 알었어 허허.
아직 젊은데 허허... "
최신형에 밀려 팽개쳐진 둘째의 이어폰은
내 나이에 걸맞지 않은 거였다.
가끔은 자식이 버려둔 물건을 아까워 말아야 하나보다.
2020.10.06 충서로 872에서 .봉년.